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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골 임상협"윤성효감독님이 득점왕 도전해보라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3-17 07:29


20140315/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부산vs포항/3:1부산승/부산아시아드/PHOTOLUDENS_kimsukjin

포항과의 홈 개막전 승리 이튿날인 16일 오전, 윤성효 부산 감독이 회복훈련을 하던 임상협을 불렀다. "올해는 득점왕에 한번 도전해보자"고 했다. 농담인 줄 알고 싱긋 웃는 임상협에게, '스승' 윤 감독은 정색했다. "왜 웃어? 임마, 할 수 있어.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임상협은 전날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2014년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포항과의 홈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쳤다. 부산은 후반 23분, 27분 임상협의 연속골과 후반 36분 양동현의 쐐기골을 더해 3대1로 역전승 했다.

후반 15분 포항 미드필더 이명주에게 선제골을 헌납했지만, 부산은 무너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하프라인에 모여 한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후반 23분, 임상협의 전광석화같은 동점골은 메시를 연상케 했다. "나도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문전 좁은 공간에서 수비수 4명 사이를 뚫어내며, 왼발 인프런트킥을 감아찼다. 놀랄 만큼 침착했다. "수비수 사이로 빈틈이 보였다. 인프런트로 감아차는 킥은 가장 자신있었다. 운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웃었다. 4분 후 터진 역전골은 특유의 집중력이 빛났다. 양동현의 헤딩이 튕겨나온 혼전상황에서 필사적으로 골을 밀어넣었다. "골이 내게로 찾아왔다"고 했다. "끝까지 한 덕분인 것같다"고 했다.

내심 생애 두번째 해트트릭도 욕심냈다. 임상협은 지난해 7월31일 경남전(5대1 승)에서 생애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해트트릭을 하고 싶었는데, 종아리 타박이 왔다. (신)광훈이 형(27·포항)이랑 친한데, 어제는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고 했다. 부산 아이돌파크의 '대표 꽃미남' 임상협은 '반전 있는' 선수다. K-리그 제일가는 꽃미남이지만,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터프한 투사다.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많이 뛴다.

임상협은 '윤성효의 황태자' '윤상협'이라는 별명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 소리가 가끔 들리더라"며 웃었다. "윤 감독님의 스타일과 잘 맞는다. 감독님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늘 믿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며 고개 숙였다. 윤 감독의 믿음 속에 부쩍 성장했다. 처음엔 낯설었던 감독님의 사투리도 이젠 익숙하다. "당연히 다 알아듣는다. 이젠 내가 통역까지 해줄 정도"라며 웃었다.

이날 임상협의 골 세리머니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큰 선물이 됐다. 임상협은 손가락으로 부산 아이파크 엠블럼을 연신 가리켰다. AC밀란의 카카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골 세리머니를 떠올렸다. 2011년 전북에서 부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AC밀란이 카카를 키웠듯이, 부산은 임상협을 키운 팀이다. "부산에 와서 '임상협'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알리게 됐다. 전북에서 그냥 잊혀질 수도 있었던 내게, 부산은 정말 감사한 팀이다. 부산이 없었다면 임상협도 없다. 내 축구인생을 열어준 고마운 팀"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전북에게 0대3으로 진 후 포항전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오히려 첫 패배가 '보약'이 됐다"고 했다. 23일 서울 원정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에 온 후 이렇게 빨리 첫승을 한 건 처음이다. 분위기가 좋다. 우리는 지난해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깼다. 포항을 이기면서 어느 팀과 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개인적인 목표도 뚜렷하다. 윤 감독이 먼저 '득점왕'의 목표를 제시했다. 임상협은 "솔직히 올해 목표는 도움왕이었다. 감독님께서 '득점왕' 목표를 말씀하신다. 열심히 할 생각이다. 그러나 골에 대한 집념은 갖되 집착은 하고 싶지 않다. 욕심이 있다면 내 자리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최고의 윙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9골4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을 포항 고무열에게 내줬다. "포항전에서 그 부분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꽃미남' 임상협에게 마지막 질문은 역시 '얼굴'이었다. 임상협에게 '얼굴'이란? "조금이라도 못하면 얼굴 얘기가 먼저 나온다"며 웃었다. "너무 얼굴 기사가 많이 나니, 악성댓글도 달리고 힘든 면도 있다"며 웃었다. '그래도 잘생긴 건 미덕이다' '잘생긴 선수가 골도 잘 넣으면, 더 잘생겨보인다'는 말엔 긍정했다. "그러니 더 잘해야죠. 무조건 더 열심히 해야죠." 올시즌 '골미남' 임상협은 더 잘생겨질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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