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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의 홈 개막전 승리 이튿날인 16일 오전, 윤성효 부산 감독이 회복훈련을 하던 임상협을 불렀다. "올해는 득점왕에 한번 도전해보자"고 했다. 농담인 줄 알고 싱긋 웃는 임상협에게, '스승' 윤 감독은 정색했다. "왜 웃어? 임마, 할 수 있어.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내심 생애 두번째 해트트릭도 욕심냈다. 임상협은 지난해 7월31일 경남전(5대1 승)에서 생애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해트트릭을 하고 싶었는데, 종아리 타박이 왔다. (신)광훈이 형(27·포항)이랑 친한데, 어제는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고 했다. 부산 아이돌파크의 '대표 꽃미남' 임상협은 '반전 있는' 선수다. K-리그 제일가는 꽃미남이지만,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터프한 투사다.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많이 뛴다.
임상협은 '윤성효의 황태자' '윤상협'이라는 별명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 소리가 가끔 들리더라"며 웃었다. "윤 감독님의 스타일과 잘 맞는다. 감독님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늘 믿어주신다. 정말 감사하다"며 고개 숙였다. 윤 감독의 믿음 속에 부쩍 성장했다. 처음엔 낯설었던 감독님의 사투리도 이젠 익숙하다. "당연히 다 알아듣는다. 이젠 내가 통역까지 해줄 정도"라며 웃었다.
개인적인 목표도 뚜렷하다. 윤 감독이 먼저 '득점왕'의 목표를 제시했다. 임상협은 "솔직히 올해 목표는 도움왕이었다. 감독님께서 '득점왕' 목표를 말씀하신다. 열심히 할 생각이다. 그러나 골에 대한 집념은 갖되 집착은 하고 싶지 않다. 욕심이 있다면 내 자리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최고의 윙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9골4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을 포항 고무열에게 내줬다. "포항전에서 그 부분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조심스레 털어놨다.
'꽃미남' 임상협에게 마지막 질문은 역시 '얼굴'이었다. 임상협에게 '얼굴'이란? "조금이라도 못하면 얼굴 얘기가 먼저 나온다"며 웃었다. "너무 얼굴 기사가 많이 나니, 악성댓글도 달리고 힘든 면도 있다"며 웃었다. '그래도 잘생긴 건 미덕이다' '잘생긴 선수가 골도 잘 넣으면, 더 잘생겨보인다'는 말엔 긍정했다. "그러니 더 잘해야죠. 무조건 더 열심히 해야죠." 올시즌 '골미남' 임상협은 더 잘생겨질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