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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초반 이렇게 잘 나갈 줄 몰랐다.
그래도 결과로 말하는 곳이 프로 세계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알아서 뭉치는 단합력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조 감독의 역할은 '절실함'을 불어넣는 것이다. 축구인생에 밑바닥을 친 선수들을 끌어모은 것도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이었다. 이 묘수는 12일 가와사키전에서 제대로 먹혀들었다. 조 감독은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도전을 택했다. 골키퍼 김승규의 잇단 선방이 이어지자 패하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과감한 용병술을 펼쳤다. 2011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내셔널리그 한국수력원자력을 거친 유준수를 교체투입했다.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이민균과 최태욱이 더 적절한 자원처럼 보였다. 그러나 조 감독은 유준수를 택했다. 처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문했지만, 10분 뒤 공격수로 변신시켰다. 유준수는 조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결승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유준수는 "그 동안 바닥을 쳤다. 다른 선수가 해보지 않은 경험을 했다. 한 골을 넣었다고 해서 올라선 것은 아니다. 운이 좋았다. 간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유준수 뿐만 아니라 울산에는 부활을 노리는 선수들이 많다. 군제대 이후 은퇴설에 휘말렸던 백지훈을 비롯해 일본 J-리그의 쓴맛을 보고 돌아온 정동호 김근환 등이다. 또 신인 이명재와 김용진도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한 절실함으로 훈련하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