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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개막 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9)은 '엄살'을 부렸다. 그럴 만했다. 한국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로 평가받던 석진욱이 코트를 떠났고,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도 둥지를 옮겼다. 전력 손실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신 감독은 리베로 이강주와 센터 이선규를 데려와 나름대로 빈 자리를 메웠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신 감독은 이번 시즌 판도를 1강2중4약으로 예측하면서 삼성화재를 4약에 뒀다.
버티고 버텼다. 항상 "정규리그는 '버티기 싸움'이다"고 얘기하던 신 감독은 9일 V-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품었다. 이날 삼성화재는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2-25, 25-23, 25-17, 25-20)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23승6패(승점 65)를 기록, 2위 현대캐피탈(승점 61)의 추격을 뿌리치고 남은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의 맨 꼭대기에 섰다.
결국 신 감독은 선수를 하나로 묶는데 성공했다. 승리의 원동력에 대해선 "1세트에선 밀린다고 생각했는데 2세트부터는 우리 선수들이 결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한다는 보장만 있으면 오늘 같은 경기에서 우승을 하는게 좋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28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7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에 도전한다. 신 감독은 "전술적인 부분은 전혀 나올 것이 없다. 기본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 결집력이다. 또 큰 경기는 범실 싸움이다. 집중력에서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챔프전까지 2주란 시간이 남았지만, 신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챔프전 때까지 가장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 내일부터 사흘을 쉰다. 단, 주전선수만…"이라며 웃었다.
천안=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9일)
★삼성화재(23승6패) 3-1 현대캐피탈(21승8패)
러시앤캐시(10승18패) 3-2 한국전력(6승23패)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