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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말, A대표팀은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전지훈련을 가졌다. 당시 대표팀과 동행했던 기자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용될 공인구 '자블라니'를 직접 차보는 체험을 했다. 자블라니는 마치 '배구공'과 같은 느낌이었다. 공의 무게는 가벼웠다. 역대 공인구보다 반발력이 강했다. 그러나 강한 반발력으로 인한 단점도 엿보였다. 너무 반발력이 좋다보니 발목을 이용해 조금만 회전을 주면 영락없이 공이 하늘로 떠버렸다. 게다가 공기역학방식의 기술이 적용돼 공에 회전이 걸리지 않을 때는 골키퍼를 당황케 만들었다. 공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공을 잡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더불어 공인구의 완전체다. 2년 반 동안 10여개국의 30개 팀, 600여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날씨, 고도, 습도 등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역대 가장 많은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 2월 스페인-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와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는 다른 디자인을 적용해 혹독한 테스트를 치렀다.
기자는 또 다시 공인구 체험에 나섰다. 공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가볍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블라니만큼 가벼웠다. 그러나 슈팅 때의 감각은 달랐다. 발목에 전해지는 느낌은 묵직했다. 인상적인 것은 터치감이었다. 임팩트 때 공이 오른발에 닿는 느낌은 푹신했다. 공이 발을 감싸는 느낌이 자블라니보다 좋았다. 슈팅의 강약을 조절해 보았다. 놀라운 것은 힘을 빼고 슈팅을 해도 강한 반발력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목표한 곳으로 정확하게 공을 보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자들의 슈팅을 막아주던 포항의 K-리그 우승 주역 신화용 골키퍼도 골포스트를 정확하게 찌르는 기자의 슈팅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상암=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