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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의 마케팅 기적, K-리그의 희망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2-03 10:38 | 최종수정 2013-12-04 07:25


◇경남FC의 홈경기장 창원축구센터. 사진제공=경남FC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2331명에 불과했다. 16개 구단으로 운영된 K-리그에서 꼴찌였다.

도민구단인 경남FC가 마케팅 기적을 연출했다. K-리그 최고의 마케팅 구단에 등극했다. 경남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올시즌 관중수 최다 증가 구단에게 수여하는 '플러스 스타디움(Plus stadium)상'과 기자단이 투표를 통해 올해 마케팅을 가장 성공적으로 펼친 클럽에게 주는 '팬 프랜들리(Fan friendly)' 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올해 평균 관중 5961명(총 11만3257명)을 기록, 지난해 대비 156%나 증가했다. 비결은 뭘까.

눈물겨운 노력이 낳은 작품이었다. 경남은 올초 새로운 경영진이 부임한 후 '도민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총 183회의 각종 마케팅 행사를 펼치면서 팬들과 소통했다. 현장에서 길을 찾았다. 박재영 단장을 필두로 전직원이 영업 사원이 돼 발로 뛰었다.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이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팬프렌들리상을 수상한 경남 박재영 단장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홍은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2.03/
이벤트도 다양했다. 매 홈경기 전 프런트, 선수, 서포터스가 함께 거리로 나가 '우리 지금 만나!' 행사를 통해 도민들과 피부 접촉을 늘렸다. 또 도내 점포 372개 업소를 포스터 업체로 지정, 매 경기 안내 포스터를 게시하면서 홍보채널을 다변화 했다. 동시에 홈경기장인 창원축구센터 인근 3000가구에는 매 홈경기 때마다 초대편지를 일일이 배달했다. 도내 조기축구회는 물론 토월초 입학식, 경남관광고 졸업식, 경남대 축제 등에 선수들이 직접 방문, 팬 사인회와 포토존 행사를 실시하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테마파크도 조성됐다. 어린이와 가족이 놀이시설과 수영장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키즈 파크'와 '워터 파크' 등을 설치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을 올렸다. 축구 클리닉 행사를 30여회 진행했고, 선수들이 직접 학생들의 점심식사를 배식하는 배식봉사도 15회 실시했다. 지난 9월 사천 홈 이전경기를 앞두고는 선수들이 학생이 10명 뿐인 섬 학교인 신수도 분교를 찾아 축구 클리닉을 펼쳐 화제가 됐다.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지역을 위해 봉사한 일반 도민을 로얄석에 VIP로 초대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81명의 '이웃 영웅'과 함께했다. 또 선수단의 승리 수당의 일부를 모아 지역 내 장애우에게 한 골당 한 대씩 총 44대의 휠체어를 기부했다. 지난 5월에는 구단 통산 100승을 기록한 직후에는 선수들이 구매한 쌀 100포대를 선수들이 직접 독거노인에게 방문해 선물하는 '사랑의 쌀 나눔 행사'도 한 달 간 진행했다.

이외에도 경남은 넓은 연고지의 단점을 오히려 이점으로 바꾸는 '홈 이전경기'도 실시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경남은 올해 양산, 진주, 사천, 함안, 거창 등 도내 여러 지역을 돌며 총 5회의 홈 이전경기를 실시하며 축구팬의 저변을 확대했다. 특히 사천 이전경기에서는 이 지역에서 K-리그가 처음 열려 화제를 모았고, 진주 이전경기에서는 1만3000명이 운집해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치밀한 계획과 체계적으로 진행한 강력한 지역밀착 마케팅이 K-리그의 꿈을 일궈냈다. 안종복 대표이사는 "경남FC가 단지 주위에 있는 축구팀이 아니라 경남의 문화의 구심점이라는 확고한 철학에서 '도민 속으로'라는 캠페인을 펼치게 됐다"면서 "지역 팬의 사랑과 화답으로 인해 경남FC가 최다 관중 증가라는 값진 결실을 얻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남의 마케팅 기적은 이제 첫 단추를 뀄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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