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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최고의 관광지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둘러쌓여있다. 하지만 처음보는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에게 제주도는 그리 매력적인 곳이 아니다. 육지에 비해 할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훈련 시간이 끝나면 대부분 휴식을 취한다. 기껏해야 영화를 보거나, 골프를 즐기는게 전부다. 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 선수도 있다. '우쿨렐레 치는 남자' 배일환(25·제주)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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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성실한 모습에 팬들도 늘어났다. 데뷔 500일에는 팬들이 직접 '일환 500'이라는 음료수를 제작하기도 했다. 유명 비타민 음료 라벨에 배일환의 플레이 사진과 제주 엠블럼을 합성해 정성스레 부착했다. 송진형 권순형 윤빛가람 등 꽃미남 선수들이 즐비한 제주에서도 밀리지 않는 인기인이다. 이번 빼빼로 데이에서도 가장 많은 과자를 받은 선수 중 하나다. 배일환은 "최근에는 축구에 전념하기 위해 SNS를 끊었다. 그래도 팬들이 지속적으로 선물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인기 비결에 대해 "매력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성실한 마음가짐을 높게 봐주시는 것 같다. 한결 같이 희생하는게 어필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배일환은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욕심이 많다보니까 항상 아쉽고 부족하다. 축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이제 무게감을 더하고 싶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다른 팀의 에이스와 비교해 차이가 있지만, 갭은 많이 줄였다. 다음시즌에는 그 벽을 더 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라는 팀이 더 발전하는게 먼저라고 했다. 그라운드 내의 분위기메이커도 자처했다. 배일환은 "제주는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팀이다. 선수들끼리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 중심이 되고 싶다"며 "나는 송진형 윤빛가람처럼 기술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대신 강하게 상대와 부딪히고, 몸을 날리는 것은 자신 있다. 동료를 웃기는 것만이 분위기메이커는 아니다. 경기장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게 내 역할이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