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감이 충만했다. 진화 중인 '진격의 거인'의 부활, 스위스전의 화두였다.
김신욱은 스위스전에서 편견을 깼다. 결코 헤딩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발도 되는 축구선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김신욱이 발전했다고 평가하는 부분은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였다. 수비수나 미드필더가 공을 잡을 때 김신욱의 몸놀림은 과거와 달랐다. 상대 수비수들을 끌고 내려와 공격의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했다. 그 동안 자신이 K-리그에서 강조해왔던 부분을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녹였다. '왜 홍 감독이 박주영(아스널)을 최고의 원톱 자원으로 원하는가'에 대해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높은 골결정력 뿐만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에 화룡점정이었다. 김신욱의 연구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원활한 연계 플레이를 위해선 많이 뛰어야 한다. 이날 김신욱의 활동량은 여느 미드필더 못지 않았다. 왕성했다. 전후반 이근호(상주)와 손흥민(레버쿠젠) 등 윙어와 포지션 스위치를 통해 측면으로 이동, 질높은 크로스를 몇 차례 올리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고무적인 것은 김신욱의 진가가 모두 발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오른 골결정력이 남아있다. 김신욱은 홍명보호 합류 전 K-리그 클래식 5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켰다. 득점의 질이 달랐다. 서울, 수원, 전북 등 강팀들을 상대로 터뜨린 골이었다. 특히 주무기인 공중볼 장악 능력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탈아시아급 헤딩력이 유럽 수비수들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을 갖췄는지도 스위스전에선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19일 러시아와의 친선경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