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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2013년 K-리그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K-리그 출범 30주년, 이제는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품격을 논할 때다.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면 미래는 없다.
스포츠 2팀
[넘버원]성폭행 미수범 추격 끝 붙잡은 '진짜사나이' 포항 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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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 더비(포항-울산-부산)는 1990년대 후반 K-리그 흥행의 한 축을 담당했다. 포항은 FA컵 우승(1996)과 2년 연속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힘입어 평균 1만4000여명 이상의 관중을 모았다. 울산은 김병지 유상철 등 스타 파워를 앞세워 1998년 2만명에 육박하는 관중을 움직였다. 용광로 열기는 부산이 주도했다. 시즌 전관왕(리그, 컵대회 2회 우승)을 달성했던 1997년 1만여명을 찍은 뒤 1998~1999년 2만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7번 국도는 10여년째 끊어진 채 좀처럼 보수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적 대비 흥행은 낙제점이다.
그나마 포항은 좀 낫다. 올시즌 평균 관중이 1만164명이다. 9월 스틸야드가 공사에 돌입, 포항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을 감안해도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체면치레는 했다. 흥행 부활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팀은 울산과 부산이다. 울산은 2011년 컵대회, 2012년 ACL 우승을 차지했지만, 평균관중이 7000여명대에 묶여있다. 이번 시즌 선두질주에도 팬들이 안찾는다면 이유는 뻔하다. 구단의 관심과 의욕의 문제다. 성적에만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다. 빅클럽이라고 말하기 창피하다. 부산은 한 술 더 뜬다. 평균관중이 4301명에 불과하다. 스타 파워 부족,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기장, 질 떨어지는 마케팅 등 흥행요소 자체가 없다. 도대체 구단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7번 국도 벨트'의 몰락, 프로구단이라 부르기 창피한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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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축구계에 비보가 날아 들었다. '트러블 메이커' 이천수(32·인천)가 음주 폭행 및 거짓말 논란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더이상 트러블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기대는 다시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이천수가 지난 10월 14일 새벽 인천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16일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폭행 여부와 당시 상황에 대한 진실공방이 펼쳐졌다. "아내가 함께 있어 폭행이 없었다"는 이천수의 당초 진술이 경찰 조사 결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미 2차례 임의탈퇴 처분과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데 이어 폭행 및 거짓말 논란의 중심에 이천수가 다시 자리하면서 더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인천은 다시 이천수를 품었다. 인천은 25일 '구단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천수에게 시즌 잔여경기 출전 정지를 비롯해 2000만원의 벌금, 사회봉사 명령 100시간(1주일 4시간씩 6개월), 재발방지 각서와 사과문 게시 등 구단 최고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며 자체 징계를 발표했다. 이천수는 지난달 31일 구단 홈페이지에 자필로 공식 사과했다. 한 때 이천수의 복귀는 2002년 태극전사들의 복귀와 맞물려 축구팬들을 다시 그라운드로 이끌 '킬러 콘텐츠'로 꼽혔다. 기대만 컸다. 돌아온건 배신감이었다. 이제 팬들에게 뭐라 할 말도 없을 것이다. 믿음을 저버린 대가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