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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자존심 FC서울이 또 한 고개를 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벽을 무너뜨렸다.
4강 1차전은 25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2차전은 10월 3일 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서울의 고지는 분명하다. 첫째도, 둘째도 ACL 우승이다. 하지만 홈에서 1차전을 먼저 치르는 일정은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에스테그랄도 올인이다. 서울전을 위해 20일 조기에 입국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1차전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K-리그는 최근 4년 연속 ACL 결승에 진출했다. 포항(2009년), 성남(2010년), 울산(2012년)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북(2011년)은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열쇠는 서울이 쥐고 있다. 결승행까지 마지막 언덕만 남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한국 벤치 앞으로 달려가 '주먹감자'를 날렸다. 몇몇 선수는 관중들을 향해 혀를 내밀며 조롱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뿔난 관중들은 축제를 함께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케이로스 감독 등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벌금 징계를 받았지만 한국 축구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서울이 그 고통을 치유할 차례다. 추석 연휴도 잊었다. 에스테그랄전을 위해 연휴 기간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상대는 국가대표급 선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좋은 팀이다. 우리도 준국가대표급 선수들로 이루어져있다. 경쟁력이 충분하다. 상대가 국가대표라 해도 우리의 자신감과 팀스피리트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최 감독의 출사표다.
이란 축구에 당한 치욕을 잊어선 안된다. 잊을 수도 없다. 서울이 한국 축구의 대표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