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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루뚜르뚜뚜~위송빠레~."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어김없이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네덜란드의 축구전문매체인 '골닷컴'은 박지성에게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3.5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또 '(박지성은) 이런 경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상대가 아약스라 상당한 부담 속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극찬했다. 네덜란드 일간지 '데 폴크스크란트'도 '박지성은 크고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임무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32세의 한국인은 아약스전에서 4대0 대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3골 만든 '빅매치의 강자'
코쿠 감독의 특별관리 통했다
박지성은 이미 아약스전 '히든 카드'라는 것이 증명됐었다. 코쿠 감독의 특별 관리가 그 이유다. 코쿠 감독은 20일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1차전(0대2 패)에서 박지성을 후반 16분에 교체투입했다. 베테랑에 대한 배려였다. 아약스전을 앞두고 박지성의 체력을 안배시켜야 했다는 것이 코쿠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언론은 다른 시각으로 쳐다보았다. 박지성의 체력이 아직 90분을 소화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기우에 불과했다. 박지성은 아약스전에서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특히 감독의 배려의 보약을 먹은 덕분인지 전성기 못지 않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오른쪽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돋보였다. 팀 동료 올라 토이보넨은 "(박지성은) 수비적인 면이 상당히 좋았다. 그가 후반의 '키 플레이어'였다"라고 밝혔다. '산소탱크', '두 개의 심장'의 부활이었다.
젊은 팀에 답을 제시한 베테랑의 힘
아약스전이 끝난 뒤 팀 동료 스테인 스하르스는 "박지성 덕분에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며 "뛰어난 지능을 지닌 그가 어린 선수들로 이뤄진 팀을 잘 이끌었다"고 전했다. 스하르스의 칭찬은 코쿠 감독이 올시즌 러브콜을 보내면서 박지성에게 원했던 대목이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의 구심점이 돼 달라는 의미였다. 박지성은 코쿠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베테랑의 힘은 솔선수범에서 나왔다. 이날 어떤 선수보다도 헌신적이었다. 또 계속해서 선수들의 자리를 잡아줬다. 답답한 공격이 이러질 때도 어린 선수들을 독려했다. 박지성은 코쿠 감독이 원하던 마지막 퍼즐이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