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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크로아티아전 실험은 '허리' 그리고 '구자철'

기사입력 2013-09-09 17:51 | 최종수정 2013-09-10 07:08

[포토] 자신감 넘치는 홍명보 감독

매 경기마다 '실험 키워드'가 달라진다. 지난 6일 열린 아이티전의 주제는 '공격수 시프트'였다. 포지션이 파괴됐다. 성과는 있었다. 4대1의 대승을 거두며 홍명보호가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조직력이 부실했고 중앙 미드필드 플레이가 원활하지 못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지금까지 치른 5경기 중에서 아이티전 경기 내용이 가장 좋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아이티전에서 나온 단점을 선수들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제 문제점을 보완할 차례다. 상대는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다.

홍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의 키워드로 '허리'를 꼽았다. 그 중심에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있다. 이른바. '구자철 시프트'다.

홍 감독은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구자철의 포지션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뒀다. "오늘 훈련을 마치고 내일 선수 구성을 할 예정이다. 지금 (소속팀에서) 김보경(카디프시티)은 가운데 자리하고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한다. 두 선수 모두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게 필요하다. 두 선수 중 조금 더 장점이 있는 선수에 맞게 포지션을 계획하고 있다."

[포토] 기자회견하는 구자철
홍 감독의 고민은 8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훈련에서도 드러났다. 허리라인 조합 맞추기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김보경과 구자철의 자리를 수시로 바꾸며 이들의 역할 찾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보경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다. 구자철은 아이티전에서 본래 포지션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지동원(선덜랜드)이 뛰던 원톱과 섀도 공격수 역할을 소화했다. 8일 훈련부터는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부여 받았다. 구자철을 기자회견에 대동한 홍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이라고 해서 (구자철을) 실험하는 건 아니다. 내년 월드컵에 얼만큼 좋은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 구자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팀에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느냐를 살펴보겠다"면서 "미드필더 역할이 중요하다. 얼마나 그 부분이 강하냐에 따라 월드컵 성패가 달려 있다. 조금 더 좋은 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자철은 "소속팀과 대표팀의 전술이나 훈련이 다른게 사실이다.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은 공격쪽이지만 어떤 감독님이 어떻게 준비하고, 팀 성향과 내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하는게 더 중요하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이면 (어디든지) 괜찮다"고 화답했다.

구자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할 경우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우(부산)와 한국영(쇼난) 중 한 명이 유력한 파트너로 꼽힌다.

한편, 홍 감독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등이 제외된 크로아티아의 전력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의견도 밝혔다.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팬들이 아는 몇 선수들이 빠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크로아티아가 중요한지, 우리팀의 경기력이 중요한지 봐야 한다. 크로아티아전은 우리팀에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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