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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크로아티아· 한국 56위)의 위용은 허울이 아니었다.
주전을 대거 빼고 16명 만으로 한국 원정에 나선 크로아티아는 명불허전의 실력을 선보였다. 파워풀한 압박과 뛰어난 조직력으로 한국을 밀어 붙였다. 전반 5분엔 구자철의 팀 동료 이반 페리시치(볼프스부르크)가 이어준 패스가 니콜라 칼리니치(드니프로)의 오른발에 걸리면서 골문을 향했다. 크로스바 위로 슛이 넘어갔으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전반 20분엔 다리오 스르나가 아크 오른쪽에서 찬 슛이 골포스트를 스쳐 지나가는 등 한국의 열세는 계속됐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에이스 이청용이었다. 전반 22분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로 크로아티아 수비수를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오른쪽까지 돌파해 찬스를 만들었다.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김보경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고, 크로아티아가 재차 걷어낸 볼이 아크 왼쪽에 서 있던 윤석영의 오른발에 걸렸다. 골로 연결되진 못했으나 의기소침했던 한국에겐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전반 34분 페리시치와 칼리니치에게 잇달아 실점 찬스를 허용했으나, 정성룡의 선방으로 한숨을 돌렸다.
선제골은 크로아티아의 몫이었다. 수비 불안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후반 19분 아크 왼쪽에서 내준 프리킥 위기에서 수비수가 한 쪽으로 몰린 틈에 문전 쇄도하던 도마고이 비다(디나모 키예프)에게 헤딩골을 내줬다. 후반 26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올라온 크로스에 시선을 빼앗기면서 칼리니치를 놓쳤고, 또 다시 헤딩슛에 실점했다.
홍 감독은 실점 뒤 윤일록(21·서울)과 이근호(28·상주)를 교체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근호의 헤딩골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홍명보호는 내달 재소집 되어 브라질(10월 12일·서울), 말리(10월 15일·천안)와 A매치 2연전을 치를 계획이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