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두 대세의 만남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까.
이제 관심사는 '손흥민 활용법'에 모아진다. A대표팀은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4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홍 감독은 유럽파를 통해 공격라인을 재편할 계획이다. 중심에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이른바 '손흥민 시프트'다.
손흥민은 그동안 A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최강희 전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손흥민을 실험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포메이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톱과 왼쪽 날개, 투톱 등을 두고 고심 중이다.
원톱은 홍 감독이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포지션이다.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 김신욱(울산) 등을 차례로 테스트했지만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 손흥민은 파괴력면에서 최상의 카드다. 공격이 지지부진할 시 개인능력으로 상대수비를 부술 수 있다. 여기에 연계능력까지 좋아졌다. 홍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이 원톱을 제대로 소화해준다면 향후 전술 운용에 있어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보경(카디프시티) 활용폭도 넓어진다. 홍 감독은 "내가 아는 김보경은 공격 포지션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보경은 현재 카디프시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지만, 홍명보호에서는 왼쪽 날개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을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도 있다. 손흥민은 현재 레버쿠젠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 중이다. 익숙한 포지션인만큼 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다. 손흥민이 왼쪽으로 옮길 경우 지동원(선덜랜드)이 원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지동원은 현재 소속팀에서도 원톱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선발했다"고 했다. 손흥민과 지동원이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공격의 파괴력을 높일 수 있다.
투톱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도 공격의 파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4-4-2를 사용한 바 있다. 손흥민을 축으로 지동원 조동건(성남) 등을 함께 기용하는 방안도 홍 감독의 머릿속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홍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흥민이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어느 정도 기량을 발휘 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축구에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홍 감독과 손흥민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