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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은 없었다. 그렇다고 도움을 기록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존재는 그 누구보다도 컸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천수는 왼쪽 측면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선수들의 밸런스를 봐가면서 경기 템포를 조절했다. 빠르게 할 때는 빠른 발과 개인기를 앞세워 수원의 오른쪽 수비를 공략했다. 숨을 고를 때는 볼을 뺐기지 않고 소유하면서 템포를 골랐다. 이천수의 클래스는 넓은 시야에서 빛을 발했다. 후반 28분 디오고의 골을 이끌어냈다. 이천수는 중원에서 볼을 잡았다. 오른쪽 측면줄을 타고 오버래핑해서 들어가는 최종환을 발견했다. 30여미터 떨어진 거리였다. 이천수는 지체없이 빠른 땅볼 공간 패스로 연결했다. 최종환은 볼을 잡은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디오고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이천수의 넓은 시야가 만든 골이었다.
이천수는 후반 35분 김태윤과 교체 아웃됐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천수에게 6000여 인천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인천은 이천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수원을 3대1로 누르고 시도민구단 유일 그룹A행을 확정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