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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노동자 출신 골잡이' 램버트가 이끈 잉글랜드 승리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8-15 08:47


사진캡처=데일리 메일

잉글랜드가 '라이벌' 스코틀랜드를 무너뜨렸다.

스코틀랜드전 승리의 중심에는 공장 노동자 출신의 골잡이가 있었다.

사우스햄턴의 베테랑 공격수 리키 램버트가 결승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에 3대2 승리를 선사했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은 1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친선경기에 최근 부상설이 돌았던 웨인 루니를 선발 출격시켰다. 호지슨 감독은 루니와 함께 웰벡 월콧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스코틀랜드 역시 밀러와 말로니로 맞섰다.

경기는 스코틀랜드가 먼저 기세를 올리면 잉글랜드가 추격하는 모양새로 진행이 됐다. 선제골은 스코틀랜드의 몫이었다. 전반 11분, 모리슨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잉글랜드의 골망을 갈랐다. 잉글랜드는 전반 29분 월콧이 클레버리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두명을 제치고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잉글랜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윌셔 대신 램파드를 투입하며 제라드와의 공존을 다시 실험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는 후반 4분 밀러의 추가골로 한 발 앞서갔고 다시 4분 뒤 잉글랜드가 화답했다. 웰벡의 헤딩 동점골이었다.

이후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한 순간에 흐름이 깨졌다. 후반 23분 루니 대신 램버트가 투입된 후부터다.


램버트에게는 스코틀랜드전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그의 삶을 살펴보면 A매치 데뷔전은 기적과도 같다. 램버트는 18세의 나이로 불랙풀에 입단했지만 방출의 아픔을 딛고 고향인 커크비 인근의 식료품 가공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월급을 모아 아마추어팀인 매클스필드FC에서 근근히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매클스필드에서 서서히 골잡이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후 스톡포트와 로치데일, 브리스톨 등 하부팀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 2010년까지 리그1(3부 리그)에서 두 시즌간 48골을 넣으며 사우스햄턴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램버트는 사우스햄턴에서 날개를 달았다. 첫 시즌엔 36골, 두 번째 시즌엔 21골을 기록하면서 팀을 챔피언십(2부 리그) 승격으로 이끌었다. 이후 챔피언십에서 31골을 기록하면서 사우스햄턴과 함께 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램버트는 빈약한 사우스햄턴의 지원 속에서도 지난 시즌 15골을 기록하면서 결국 잉글랜드대표팀 공격수의 지위를 얻기에 이르렀다. 상상이 현실이 된 셈이다.

현실은 또 다른 기적을 나았다. 램버트는 스코틀랜드전에 투입된 지 3분 만에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라이벌전의 영웅이 됐다, 베인스의 왼발 코너킥을 높이 뛰어올라 강력한 헤딩골로 스코틀랜드의 골망을 출렁이게 했다. 31년을 묵묵히 기다린 램버트의 인내는 단 3분 만에 달콤한 열매가 되어 돌아왔다.

결국 잉글랜드 격침을 노리던 스코틀랜드는 공장 노동자 출신의 공격수 앞에 무릎을 꿇고 2대3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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