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1일이었다.
무대를 서울로 옮긴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7시,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한 경기가 열린다. 서울이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서울은 알아흘리와의 ACL 8강 1차전(23일 오전 3시·한국시각)을 위해 1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한다. 원정 일정을 감안, 17일 치를 경기를 이틀 앞당겼다.
관전포인트가 흥미롭다. 극과 극이다. 서울은 현재 클래식 14개팀 가운데 가장 분위기가 좋다. 정규리그 초반 12위까지 떨어진 악몽은 자취를 감췄다. 올시즌 클래식 최다인 6연승을 질주 중이다. 어느덧 4위(승점 38)로 올라섰다. 3위 전북과는 승점 차가 없다. 골득실도 나란히 +11이다. 다득점(전북 43골, 서울 39골)에서 순위가 엇갈려 있다. 1위 포항(승점 45)과는 승점 7점차, 2위 울산(승점 42)과는 4점차다.
대전은 서울전에서도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플라타와 아리아스를 앞세워 수비 뒷공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전환점이다. 서울전 이후에는 꼴찌를 다투고 있는 13위 강원(승점 15), 12위 대구(승점 16)와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전에서 어떻게든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해야 한다며 배수진을 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연승으로 인한 자신감은 갖되 자만하면 위험하다"고 경계하고 있다. 2년 전 아픔도 떠올리고 있다. 대행 시절인 2011년 9월이었다. 7연승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던 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하드와의 ACL 8강 1차전을 앞두고 하위권의 대구와 원정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단추를 잘못뀄다. 대구전에서 1대2로 패하며 연승 행진이 멈췄다. 여파는 ACL에서도 이어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두 번 실패는 없다. 최 감독이 고삐를 바짝 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대전은 절대 얕볼 수 없는 상대다. 성남, 포항전에서는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우리도 역습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 축구란 예상할 수 없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은 페루와 A매치를 치른 하대성과 윤일록이 결장한다. 대전은 서울전 4연패, 21경기 연속 무승(8무13패)에 시달리고 있다. 2005년 4월 24일 이후 단 한 차례도 웃지 못했다.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대기록도 넘실댄다. 9골을 기록 중인 서울의 주포 데얀은 한 골을 더 추가하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다. 김도훈(강원 코치)이 2000∼2005년 세운 이 부문 최다기록(6시즌)을 경신하게 된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두 자릿수 골을 터뜨렸다.
또 서울은 대전을 꺾고 7연승을 거두면 통산 최다 연승도 바라볼 수 있다. 클래식 최다 연승은 9연승이다. 울산(2002년 10월 19일~2003년 3월 23일)과 성남(2002년 11월 10일~2003년 4월 30일)이 보유하고 있다.
축구공은 둥글다. 절정인 서울과 무승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대전의 충돌, 스토리가 넘친다. 클래식의 묘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