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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빈 강정' 페루, 최정예 멤버 내세웠지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8-14 22:04


14일 오후 수원월드컵구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페루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 이근호가 페루 파울로의 수비를 피해 백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8.14.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페루전을 실험 무대로 삼았다. A매치 데이임에도 유럽파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유럽 시즌은 이제 막 개막됐거나 곧 문을 연다. 유럽파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그들에게 대표팀의 문을 열지 않았다. 홍 감독은 K-리거와 J-리거로 구성된 홍명보호 2기로 페루전에 맞섰다.

반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의 페루는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20명 중 14명이 해외파로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무려 8명. 면면도 화려하다. 샬케04의 제퍼슨 파르판을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의 클라우디오 피사로, 코린티안스의 파올로 게레로 등 국내 축구팬에게 낯익은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파르판은 명실상부한 페루의 에이스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컵대회 포함 32경기에 선발출전해 7골을 기록했다. 2004~2005시즌에는 PSV에인트호벤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피사로는 수년간 독일 무대를 누빈 베테랑으로 A매치 65경기에 출전해 18골을 넣었다. 최근 남미로 복귀한 게레로는 골 결정력면에서 페루 대표팀 내 최고로 꼽힌다. 1m85, 82㎏의 신체조건을 앞세워 A매치 47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득점력만 놓고 보면 이번 명단에 포함된 공격수 중 최고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이번 명단에서 제외된 왼쪽 윙백 바르가스(이탈리아 피오렌티나)를 제외하면 사실상 페루는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한국전을 위해 준비시켰다.

우루과이 출신의 마르카리안 페루 감독은 원톱 공격수로 게레로를 투입하고 망코와 피사로, 라미레즈에게 2선 공격을 맡겼다. 후반 23분에는 게레로 대신 파르판을 투입하며 한국에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페루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했다. '남미의 복병' 페루는 없었다. 페루가 후반전 막판 몇분동안 몰아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홍명보호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파르판, 게레로 등 페루가 자랑하는 막강 공격진의 창은 무뎠다. 피사로만이 후반 39분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페루의 득점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은 페루의 수비진만이 FIFA 랭킹 22위의 위용을 뽐냈다.

홍명보호가 '무딘 창'의 페루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첫 승에 대한 갈증은 이날도 해갈되지 못했다. FIFA랭킹이 34계단이나 높은 페루를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것은 칭찬할만 하지만 골 결정력 부재는 여전했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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