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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두 번째 실험 페루전, 生과 死의 갈림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8-14 07:37


페루와 친선경기를 갖는 홍명보호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K리거와 J리거(일본)이 주축이 된 이번 '홍명보호 2기' 선수들은 오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페루와 친선경기를 가진다.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을 지도하는 홍명보 감독.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12/

페루전은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실험은 계속된다. 하지만 시기별 전환점은 있다. 1차적으로 걸러야 한다. 왜? 다음달 A매치부터는 새 시즌에 돌입한 유럽파와 중동파가 가세한다.

그 날이다. 홍명보호가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한국 56위)인 남미의 복병 페루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제퍼슨 파르판(샬케04)을 비롯해 클라우디오 피사로(바이에른 뮌헨), 파올로 게레로(코린티안스) 등 페루의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한다. 쉽지 않은 일전이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동아시안컵에 이어 페루전에서 두 번째 실험을 실시한다. "내 눈은 브라질월드컵에 가 있다. 페루전에서 골을 못 넣고 질 수도 이다. 언제 승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감독 데뷔 첫 승이 브라질에서 이뤄지면 더 기쁠 수도 있다. 내년 5월 최종선발까지 선수들을 경쟁시킬 것이다.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준엄한 경고 속에 또 다른 칼을 꺼내야 하는 시점이다. 홍 감독은 페루전 후에는 유럽파 점검을 위해 출국한다. 국내파와 J-리거, 살아남기 위해서는 페루전을 통해 어떻게든 '홍심(洪心)'을 잡아야 한다.

원톱, 박주영-손흥민 가세하면?

한 달 사이에 원톱은 변화무쌍했다. 동아시안컵에서 원톱으로 출격한 서동현(제주)과 김신욱(울산)의 이름이 지워졌다. 김동섭(성남)만 생존했다. 조동건(수원)이 발탁돼 한 자리를 꿰찼다. 홍 감독은 페루전에서 김동섭과 조동건을 모두 실험할 것으로 보인다.

원톱의 문은 좁다. 박주영(아스널)의 거취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새 둥지를 찾아 컨디션만 회복하면 발탁은 시간 문제다.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과 함께 호흡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박주영만한 원톱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주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멀티플레이어인 지동원(선덜랜드)과 손흥민(레버쿠젠)을 원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파에게 허락된 자리는 많아야 한 자리다. 김동섭과 조동건은 페루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풍성한 중원, 혼돈의 연속

홍 감독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 시스템이다. 페루전을 앞두고 펼친 전술 훈련에선 왼쪽 날개에 윤일록(서울)과 임상협(부산), 오른쪽에는 이근호(상주)와 조찬호(포항)가 배치됐다.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백성동(주빌로 이와타)과 이승기(전북)가 포진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하대성(서울)을 홀로 두고, 이명주(포항)와 한국영(쇼난)을 겹쳐 세웠다. 과연 몇 명이 생존할 수 있을까. 주장 하대성 외에는 물음표가 달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기하고 있는 유럽파가 풍성하다. 지동원과 손흥민의 경우 섀도 스트라이커와 측면 날개도 소화할 수 있다. 전문 윙어도 버티고 있다. 오른쪽에는 이청용(볼턴), 왼쪽에는 김보경(카디프시티)이 홍 감독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김보경은 중앙 미드필더에도 설 수 있다. 중원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홍 감독은 옥석 가리기를 통해 9월 A매치에 차출할 유럽파의 조직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수비라인은 중동파도 있다

페루전에서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에는 김민우(사간도스)-김진수(니가타), 중앙에는 황석호(히로시마)-장현수(도쿄), 홍정호(제주), 오른쪽에는 이 용(울산)-김창수(가시와) 조합으로 구성됐다. 광저우 헝다의 김영권은 소속팀의 일정으로 제외됐다. 다음에는 기회가 있다.

해외파 중 쟁쟁한 주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유럽은 물론 중동파도 9월에는 차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 윙백에는 윤석영(QPR)과 박주호(마인츠)가 포진해 있다. 중앙 수비에는 곽태휘(알샤밥)와 이정수(알사드)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런던올림픽 젊은피들과의 경쟁을 준비 중이다. 최강희호의 주장 곽태휘는 32세, 한동안 잊혀진 이정수는 33세다. 고비마다 부상으로 발목을 잡힌 곽태휘는 첫 월드컵 출전을 노리고 있다.

홍명보호는 앞으로 진용이 더 화려해진다. 경쟁 또한 더 뜨거워진다. 페루전이 미래의 방향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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