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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가뭄'에 시달렸던 한국 축구가 A매치 5경기 만에 골갈증을 해갈했다.
그러나 다시 시련이 시작됐다.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을 뿐 최종엔트리(18명)에선 또 제외됐다. 그는 브라운관을 통해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의 환희를 지켜봤다. 그 또한 감격했다. 하지만 허전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윤일록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올초 경남에서 서울로 이적했다.
2013년, 홍 감독의 시대가 열렸다. 홍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서 A대표팀으로 말을 갈아탔다. 동시에 윤일록도 다시 한 번 실험대에 섰다. 동아시안컵 1차전 호주전부터 윤일록은 선발 출격을 명 받았다.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으로 홍명보호의 공격을 2선에서 이끌었다. 홍 감독은 중국전에서 대변화를 줬다. 그라운드에도 대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단, 윤일록만은 제외였다. 그는 호주전 왼쪽 날개로 출격한데 이어 중국전에서는 섀도 공격수로 변신했다. '공간을 지배하는 능력'은 여전했다. 윤일록은 운명의 한-일전에서 또 선택을 받았다. 홍명보호 3경기에서 필드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전경기 선발 출전한 이는 윤일록 뿐이었다. 다시 왼쪽 날개에 섰다. 홍 감독의 믿음만큼 그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33분만에 환하게 웃었다. 0-1로 뒤진 전반 33분, 이승기(25·전북)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아픔과 기쁨이 공존했던 홍명보호에서 윤일록은 이 한 골로 다시 비상했다. 동시에 홍명보호 첫 골의 주인공 이름으로, '윤일록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잠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