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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루니' 김나래(23·수원FMC)가 '전매특허' 35m 대포알 골을 터뜨렸다. 여자축구의 비인기 설움, 한여름 무더위를 한방에 날리는 짜릿한 동점골이었다. 골 직후 김나래의 이름이 각 포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었다. 축구팬들은 남자 못지않은 파워풀한 벼락슈팅에 뜨겁게 열광했다.
3년전,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가나전(4대2 승)에서 40m 프리킥 동점골로 8강행을 이끌었던 그때 그모습 그대로였다. 탱크처럼 다부진 체격에 강인한 체력, 무회전 프리킥까지 구사할 만큼 강력한 킥력이 '대표팀 전담키커' 김나래의 트레이드마크다. 날카로운 킥으로 '나래날두'라는 애칭을 얻었지만 정작 본인의 롤모델은 '루니'라고 밝혔었다. 저돌적인 모습으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맞섰다. 신태용 JTBC 해설위원은 "남자월드컵에서도 보기 힘든 대단한 골이다.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라고 극찬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0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피스퀸컵 결승전에서 전반 16분 오른발 프리킥골 이후 3년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봤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북한과의 1차전 후반 46분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야심차게 나선 중국전, 세트피스마다 간담이 서늘한 슈팅을 잇달아 쏘아올리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지만 후반 21분 교체투입된 스무살 공격수 리잉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한국선수 2명(유영아 전은하)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타이밍을 틈타 중국의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45분 전은하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인저리타임, 지소연은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김나래를 향해 필사적인 패스를 건넸다. 눈물겨운 투혼을 보여줬다.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직후 붉은악마와 축구팬들이 "지소연!" "김나래!" "심서연!"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2패를 기록했다. 27일 오후 8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최강' 일본과 최종 3차전에서 맞붙는다.
화성=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