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남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특히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성용이 페이스북을 또 만진 시기는 들썩이던 비난 여론이 식기도 전이다.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고 게시물을 게재하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아무리 자신의 의견을 더하지 않았더라도, 또 즉각 페이스북을 폐쇄했더라도 시기상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시의 내용도 오해를 살만했다. 무슨 말을 해도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쏠린다는 현실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그를 향하는 것은 당연했다. 네티즌들은 '사과에 과연 진정성이 있었나', '분위기 파악이 안됐다'며 질책했다.
자초한 일이다. 신중했어야 한다. 백마디의 말보다는 자숙을 위한 '침묵'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SNS 논란'이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지더라도 기성용은 언행에 항상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SNS의 재사용은 논란을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자숙과 반성이다. 기성용이 사과문을 통해 직접 밝혔다. '저는 앞으로 더욱 축구에 전념하여 지금까지 보여주신 팬들과 축구 관계자 여러분의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말 뿐인 사과가 아니었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축구선수는 축구장에서 얘기해야 한다"는 축구계 선배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겨 들어야 한다. '뉴스 메이커'가 아닌 성숙한 축구선수 기성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