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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2차 논란' 기성용,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7-10 07:59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남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 특히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최강희 감독 조롱'으로 논란이 됐던 비밀 계정 페이스북에 다시 손을 댔다. 8일 오후 프로필 사진과 커버 사진을 교체한데 이어 이석희의 시집 '삶도 사랑도 물들어 가는 것' 중 '누가 그랬다'라는 제목의 시를 게재했다. '누가 그랬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가끔은 이성과 냉정 사이 미숙한 감정이 터질 것 같아 가슴 조일 때도 있고 감추어둔 감성이 하찮은 갈등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가쁜 숨을 쉬기도 한다. 특별한 조화의 완벽한 인생 화려한 미래 막연한 동경. 누가 그랬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 시의 전문이다. 기성용은 개인 의견을 더하지 않았다. 그는 9일 오전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상당히 민감한 시기다. 기성용은 지난해 2월 자신의 페이스북 비밀 계정을 통해 최 감독을 조롱했다. 4일 이 글이 세상에 공개됐고, 5일 기성용은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저의 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많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 여러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머리를 숙였다.

기성용이 페이스북을 또 만진 시기는 들썩이던 비난 여론이 식기도 전이다.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고 게시물을 게재하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아무리 자신의 의견을 더하지 않았더라도, 또 즉각 페이스북을 폐쇄했더라도 시기상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시의 내용도 오해를 살만했다. 무슨 말을 해도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쏠린다는 현실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그를 향하는 것은 당연했다. 네티즌들은 '사과에 과연 진정성이 있었나', '분위기 파악이 안됐다'며 질책했다.

자초한 일이다. 신중했어야 한다. 백마디의 말보다는 자숙을 위한 '침묵'이 필요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SNS 논란'이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지더라도 기성용은 언행에 항상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SNS의 재사용은 논란을 다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공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계 선배들의 충고가 있었다. 조롱의 대상이 된 최강희 전북 감독도 그를 감싸 안았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를 위해 큰 일을 할 선수다. (대표팀) 감독도 바뀌었으니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 축구계가 그의 잘못과 뉘우침을 끌어안았다. 축구협회는 10일 향후 대책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자숙과 반성이다. 기성용이 사과문을 통해 직접 밝혔다. '저는 앞으로 더욱 축구에 전념하여 지금까지 보여주신 팬들과 축구 관계자 여러분의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말 뿐인 사과가 아니었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축구선수는 축구장에서 얘기해야 한다"는 축구계 선배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겨 들어야 한다. '뉴스 메이커'가 아닌 성숙한 축구선수 기성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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