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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을 역대 최약체라고 했나.
이광종호가 '우승후보' 콜롬비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스타가 없다', '역대 최약체다'는 평가를 뒤집은 결과다. 이광종호는 4일(이하 한국시각) 터키 트라브존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49분 실점할때까지 개인기가 좋은 콜롬비아 선수들을 꽁꽁 묶었다. 압박으로 공간을 내주지 않는 조직적인 방어를 펼쳤다. '리틀 태극전사'는 한 발 더 뛰었다. 퀸테로, 코르도바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따라 붙는 협력 수비로 강한 압박을 펼쳤다. 끈끈한 조직력, 활발한 기동력, 터질 듯한 투지에 개인기가 좋은 콜롬비아 선수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광종호의 조직력은 공격에서 더욱 빛을 냈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패싱 플레이가 돋보였다. 중앙과 사이드를 오가는 빠른 패스워크는 스페인 선수들을 방불케 했다. 후반 체력 저하로 우리의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그 전까지 보여준 한국의 플레이는 높은 클래스를 자랑했다.
홍명보 감독이 말하는 '한국형 축구'를 20세 이하 선수들이 완벽하게 보여줬다. 한국축구가 자랑하던 압박과 스피드를 리틀 태극전사들이 터키땅에서 세계에 선보이고 있다.
이제 한국은 30년만의 4강 신화 재현을 노리게 됐다. 상대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꺾은 적이 있는 이라크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심리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때보다 가능성이 높다. 뒤숭숭한 한국축구. 하나로 똘똘 뭉쳐있는 이광종호의 어린 태극전사들이 어른들의 몫을 대신해주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