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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훌륭한 감독이 아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대표적인 '덕장'이다. 후덕한 인품으로 유명하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2010년 6월 암투병 중인 부인의 병간호를 위해 부득불 인천을 떠나는 과정에서도 월드컵 휴가 중인 선수들을 배려해 본인의 출국을 선수단에게 알리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성품을 지녔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절대 선수를 꾸짖지 않고 경기 중 심판에게 절대 항의하지 않는 등의 확고한 지도 철학을 소유했다. 페트코비치 감독의 전매특허는 경남에서도 빛을 발했다.
두골을 터뜨린 김형범은 "감독님이 통역을 통해서 얘기하시는데 우리에게 100% 와닿지는 않지만 모션이나 제스처를 통해 우리를 얼마나 믿는지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부진에 허덕이던 김형범은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기가 넘쳤다. 움추려있던 전반기와는 달랐다. 김형범은 페트코비치 감독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전반기에 안좋았다. 내 자신이 움추려 있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고참임에도 위축돼 있었다. 오늘 경기 직전에 감독님이 따로 불러서 말씀해주신게 있다. '어떤 스트레스도 받지 말고 네가 보여줄 수 있는 것 다 보여줘라. 경기에 뛸 수 있는 유니폼 줬으니 다 보여줘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큰 책임감을 느꼈다. 믿음에 보담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페트코비치 감독도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야 선수들의 내면까지 볼 수 있다. 선수한테 용기를 북돋는만큼 강한 채찍을 날릴 수 있다. 개인 플레이하고, 마지막까지 안뛰고, 책임감 없는 플레이에 대해 지적했다. 이를 고쳐준 김형범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