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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가 지옥에서 살아 나왔다.
귀중한 승점 1을 추가한 한국은 승점 11(3승2무1패, 골득실차 +6)을 기록하며 우즈베키스탄(승점 11·3승2무1패, 골득실차 +2)을 골득실차로 제치고 A조 선두를 탈환했다.
레바논전은 브라질행의 마지막 고비였다. 패배는 곧 가시밭길로 직결된다. 이를 위해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모험보다 안정을 택했다. 공격 선봉에 '중동킬러' 이동국(전북)을 내세우는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좌우 날개로는 이근호(상주)와 이청용(볼턴)이 배치됐고 소속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은 김보경(카디프시티)이 섀도 공격수의 임무를 맡았다. 중앙 미드필드에서는 김남일이 한국영(쇼난 벨마레)과 호흡을 맞췄다. 김남일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3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통산 98번째 A매치를 치르게 됐다. 최 감독은 김남일의 파트너로 이명주가 아닌 한국영을 택했다. 공격보다 안정적인 수비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의도였다. 포백 라인에는 김치우(서울) 곽태휘(알샤밥) 김기희(알 샤일라) 신광훈(포항)이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일격을 당한 한국은 이동국 이청용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다. 동점골을 넣기 위한 무차별 슈팅이 이어졌다. 참 운도 없었다. 이청용 곽태휘 이동국의 세 차례 슈팅이 모두 골대를 강타하며 동점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후반에 공격진이 재편됐다.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 대신 김신욱(울산)을 투입했고, 이근호와 김보경의 자리에 손흥민과 지동원이 차례대로 투입됐다. 이동국 김신욱 손흥민 지동원을 나란히 전방에 배치시킨 보기드믄 '닥공'이었다. 굳게 닫혔던 골문은 후반 추가시간에야 열렸다. '해결사'는 왼쪽 측면 수비수 김치우(서울)였다. 패배의 기운이 감돌던 후반 추가시간, 김치우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레바논의 골망을 갈랐다. 최강희호를 지옥에서 건져올린 천금같은 동점골이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