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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이용수 교수 제도권 재입성, 축구협회 인사 뒷얘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14 17:01 | 최종수정 2013-05-15 08:24



뒤늦은 면이 없지 않지만 또 한 걸음 내디뎠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마지막 단추를 뀄다. 전무, 부회장단, 분과위원장 선임에 이어 14일 축구협회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1월 28일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 회장은 108일 만에 조직정비를 마무리 했다.

기존 8국(경기1국·경기2국·심판국·기술교육국·국제국·사업국·홍보국·사업지원국)-1센터(파주NFC)-1실(법무실) 체제에서 1기획단(미래전략기획단)-4실(경기운영실·기술교육실·대외사업실·경영지원실) 체제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직제를 폐지했다.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관리 효율성 제고를 위해 안기헌 전무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결재라인도 기존 6~7단계에서 3단계(팀장-실장-전무이사)로 축소했다.

하이라이트는 '야권'인 이용수 세종대 교수의 영입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기술위원장을 끝으로 축구협회에서 물러난 그는 11년 만에 제도권에 재입성했다. 이 교수는 곽영진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함께 신설된 미래전략기획단장을 맡는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교수는 축구협회를 떠난 후 그늘에 있었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격이지만 축구협회 개혁의 화두를 놓고는 타협하지 않았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는 4년 전에 이어 다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지지했다. 그는 허 회장 캠프의 핵심 브레인이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정 회장에게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프로축구연맹 총재 재임시 이 교수를 사무총장으로 영입하려고 했다. 개혁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 회장은 선거 후 여러차례 이 교수를 만났다. 함께하자고 제안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가 최근 'OK 사인'을 받았다. 삼고초려가 아닌 십고초려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을 들였다.

미래전략기획단은 축구산업 시장의 확대, 주말리그 개선방안, 협회 가맹단체들의 자생력 제고, 대의원 선거제도 개선 등 정 회장의 공약 사업을 실천할 핵심부서다. 공동 단장 체제로 운영되며 이 교수는 축구 행정을 전담하고, 곽 전 차관은 대정부 업무를 맡는다. 이 교수는 축구협회에 상근하지는 않지만 준상설 조직인 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축구협회로부터 한국 축구의 기틀을 재정립하는 데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 여러 차례 고사를 했지만 결국 승낙했다"며 "그동안 역대 회장들이 임기 4년 내에 마칠 수 있는 일만 하느라 임기 이후의 일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운영실은 학교경기팀-클럽경기팀-심판운영팀-등록팀, 기술교육국은 국가대표지원팀-교육총괄팀-NFC관리팀, 대외사업실은 홍보팀-국제팀-마케팅팀, 경영지원실은 기획팀-회계팀-인사팀-총무팀 등으로 구성된다. 연공서열 파괴, 젊은 인재 팀장의 발탁도 눈에 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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