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심이 선수를 폭행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28일 러시아 체첸 그로즈니에서 열린 암카르 페름과 테렉과의 지역 리그 경기였다. 부삼을 보고 있던 무사 카디로프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갑자기 자신이 들고 있던 깃발을 던졌다. 그리고는 운동장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카디로프 부심이 돌진한 상대는 암카르의 수비수 일야 크리치마르(18)였다. 카디로프 부심은 크리치마르를 양손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이후 발로 가격했다. 암카르 선수들이 말리러 오자 소요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테렉 선수 하나가 다시 달려와 크리치마르를 가격했다. 소동은 양 팀 선수들과 주심, 보안 요원이 달려온 뒤 진정됐다.
크리치마르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나는 벤치로 향했다. 갑자기 누군가 내 뒤에서 달려와 넘어뜨리더니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며 "테렉 선수들도 달려왔다. 누군가 내 목을 잡고 때렸다"고 말했다. 이어 "내 팀동료들이 달려와 나를 구해주었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함께 유스팀 생활을 했던 테렉의 블라소프도 나를 보호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카디로프 부심은 크리치마르가 자신에게 심한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크리치마르는 "우리가 심판 판정에 만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난 절대로 카디로프 부심이나 그의 어머니에 대해 나쁜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체첸 사람들이 얼마나 민감한지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 것이다"고 덧붙였다.
체첸 축구협회장인 롬 알리 이브라기모프는 "카디로프부심은 평생 경기 심판을 보지 못하는 징계를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심판감독관이었던 알렉세이 스피린도 "살다가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카디로프 부심은 심판이 되어서는 안될 사람이다"면서 "특별 보고서를 작성 중에 있다. 그가 다시 심판으로 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이 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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