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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해진 수원, 슈퍼매치 필승카드 '반칙' 들까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4-11 09:34 | 최종수정 2013-04-11 09:34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에서 수원은 거칠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슈퍼매치에서 양상민이 퇴장당하는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수원은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에서 강했다. 역대 통산 전적에서 29승 15무20패로 앞섰다. 서울이 연고를 이전한 2004년 이후에도 15승7무8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4일 38라운드 경기에서 1대1로 비기기 전까지 수원은 서울에 6연승을 달렸다.

수원의 승리 방정식 '반칙'

비결은 따로 있었다. 수원 선수들은 서울만 만나면 '전사'로 바뀐다. 볼을 향해 몸을 날렸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피가 난무했다. 좋게 말하면 '투지'다. 물론 나쁘게 말하면 '반칙'이다.

서울이 연고이전을 감행한 2004년 이후 9시즌 동안 열린 30번의 경기를 분석해보자.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경기당 평균 21.36개의 반칙을 범했다. 반면 서울은 수원에게 경기당 평균 17.23개밖에 하지 않았다.

승패별로 살펴보면 이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30번의 경기 가운데 수원은 15번 승리했다. 이때 수원은 경기당 평균 22.86개의 파울을 감행했다. 서울은 경기당 평균 15.8개에 불과하다.

양팀이 비긴 7경기는 파울 수도 얼추 비슷하다. 수원은 18.85개, 서울은 18.42개를 기록했다. 수원이 진 8경기에서는 수원 20.75개, 서울 18.87개를 기록했다. 수원이 이긴 경기와 비교했을 때 파울수의 차이가 7.06개에서 1.88로 줄어들었다.

또 다른 통계도 있다. 30경기 가운데 수원이 서울보다 더 많은 반칙을 기록한 경우는 22번이었다. 22번의 경기에서는 13승 4무 5패를 기록했다. 수원이 서울보다 더 적은 반칙으로 승리한 것은 단 2번에 불과하다.

결국 수원으로서는 좀 더 많은 반칙을 하면 할수록 승리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서울이 더욱 심각한 반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은 경기당 평균 2.5개의 경고를 받은 반면 수원은 2.25개를 받았다. 하지만 퇴장에서는 수원이 2차례를 기록하며 한 번도 없는 서울보다 앞섰다.


얌전해진 수원

14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는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수원이 얌전해졌기 때문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짧은 패스와 기술, 스피드를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스포츠맨십'을 요구하고 있다. 젠틀한 지도자다. 서 감독의 철학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올 시즌 수원은 경기당 평균 17.2개의 파울을 기록하고 있다. 2004~2012년까지 경기당 평균 21.39개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수원의 얌전한 플레이가 서울에게 통할지는 의문이다. 슈퍼매치는 선수들의 객관적인 경기력보다는 심리적인 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거친 플레이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 것도 일종의 경기 전술 가운데 하나다. 더군다나 서울은 아직까지 K-리그 클래식에서 승리가 없다. 수원전 승리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은 상태다. 이런 서울을 상대로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지 않는다면 오히려 기선을 제압당할 수도 있다. 수원의 고민도 이 대목에 있다. 과연 수원이 예전대로 '거친 플레이'로 나설지 아니면 올 시즌 '얌전한 플레이'로 나설지 서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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