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이번 시즌 새 유니폼(홈 경기). 대구의 시화인 목련꽃이 상의 우측 부분에 프린터돼 있다. 공격수 이진호가 선수가 대구스타디움에서 새 유니폼을 착용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구 FC
중국 고전 삼국지에서 주유는 죽을 때 "하늘은 왜 주유를 낳고 또 제갈량을 낳으셨나"고 탄식했다. 지금 K-리그 클래식 대구 FC 홍보를 담당하는 박종민 사원의 현재 마음도 주유와 같다. 가슴 속 깊이 "하늘은 왜 꽃무늬 유니폼을 낳고 또 꽃미남을 낳으셨나"를 외치고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대구는 2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꽃무늬 유니폼'을 발표했다. 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에 '꽃무늬 유니폼'을 입고 나서겠다는 것. 이 유니폼은 대구 지역 대표 디자이너인 최복호씨가 재능 기부로 직접 디자인한 '특별 유니폼'이다. 유니폼 전면에 목련 꽃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목련은 대구를 대표하는 시화(市花)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하고 은은하며 '숭고한 정신'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대구의 축구 색깔과도 어울린다. 박 사원은 K-리그 클래식 역사상 최초로 꽃무늬가 들어간 유니폼에 많은 관심이 쇄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밖의 변수가 생겼다. '꽃미남' 때문이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던 그 시각 국내 언론의 관심은 온통 '꽃미남' 기성용(스완지시티)였다. 이날 기성용이 톱스타 한혜진과의 열애 사실을 밝혔다. 지면은 물론이고 온라인로 기성용과 한혜진의 러브스토리로 도배됐다. 대구의 꽃무늬 유니폼은 들어갈 자리도 없었다. 박 사원은 "역시 꽃미남의 힘은 대단하다"면서도 "왜 하필 우리 특별 유니폼을 발표할 때 자신의 열애를 발표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박 사원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K-리그 클래식 최초의 꽃무늬 유니폼이다. 일상복으로 입어도 너무 예쁘다. 대구 팬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대구는 4월부터 '꽃무늬 유니폼'을 한정판매할 예정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