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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여유, 서정원 투지에 '완승'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3-17 18:53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왼쪽)과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년 K-리그 3라운드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2013년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의 상대는 포항 스틸러스였다. 이 경기 전까지 수원은 포항에 3연패 중이었다. 지난해 첫 맞대결을 2대0 완승으로 마무리 한 뒤 세 번 내리 고개를 숙였다. 2012년 7월 1일 원정 0대5 참패는 수원이 최대 라이벌 FC서울에 우승을 넘겨주는 빌미가 됐다. 지난해 12월 수원 지휘봉을 잡은 서 감독은 당시 첫 인터뷰에서 "우리는 포항에 빚을 졌다. 포항을 꼭 한 번 이겨보고 싶다"고 칼을 갈았다.

절치부심 서정원 "준비는 끝났다"

안방에서 갖는 올 시즌 첫 대결이 긴장될 만 했다. 서 감독은 포항을 넘겠다고 다짐했다. 포항의 패스 축구를 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공격이었다. "수비만 잘 하는게 능사가 아니다. 지난해 포항과 치른 경기를 분석해보니 우리가 실수로 내준 골이 많았다. 나와 선수들 모두 준비를 잘 했다." 대표팀 10년 지기 황선홍 감독에 대해서는 "대표팀에서 오래 생활을 해서 서로를 잘 안다. 본 받을 점이 많은 지도자"라며 추켜 세우면서도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수원은 이날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통증으로 강원전 전반 막판에 교체된 정대세가 출전하지 못했다. 귀저우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결장이었다. 정대세는 앞선 리그 두 경기서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다. 대체자는 라돈치치였다. 지난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했지만, 올 시즌 정대세와의 경쟁을 통해 다시 투지를 끌어 올렸다. 서 감독은 "충분히 제 몫을 해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선홍 "우리는 포항이다"

도전을 받는 입장이었던 황 감독은 차분했다. 긴장감은 없었다. 라커룸 한 켠에 서 있는 화이트보드에 이제는 전매특허가 된 '우리는 포항이다'라는 글귀를 적어놓았을 뿐이다. '자신감'이라는 한 단어를 추가했다. 황 감독은 "우리가 (수원에) 3연패를 했다면 아마 똑같이 죽기살기로 준비를 했을 것"이라며 "상대는 패스도 좋지만 힘이 좋은 팀이다. 힘으로 밀어 붙이는 경기에 말려들지 않으면 된다"고 대비책을 밝혔다.

골대 불은 '포항은 웃고, 수원은 울고'

수원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김두현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나왔다. 패스 라인이 붕괴되면서 흐름은 포항 쪽으로 넘어왔다. 포항은 10여분 사이에 두 골을 몰아치며 점수차를 벌렸다. 포항은 전반 막판 조찬호가 2번이나 골대를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골대 불운에 운 쪽은 수원이었다. 후반전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포항 골문을 열지 못했다. 포항 골키퍼 신화용의 신들린 선방이 이어졌고, 골대가 더 야속했다. 라돈치치가 날린 두 번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다. 조동건의 슛은 수비수를 맞고 굴절, 골문을 향했으나 역시 크로스바에 막혔다. 결과는 포항의 2대0 완승으로 마무리 됐다.

한바탕 맞대결을 펼친 10년 지기는 담담했다. 서 감독은 "김두현의 부상으로 문제가 생겼다. 중원에서 밀린 게 패인"이라며 "상대도 그렇지만, 이상하게 골대를 많이 맞췄다(웃음). 선수들이 제 몫을 다 해줬고 긍정적인 면을 봤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후반전 수세에 몰리기는 했으나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잘 해줬다"면서도 "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기 때문에 판단하기는 힘들다. 흐름을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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