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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김 호 조광래 김종부, 여고생과 대결하면 몇 골차 날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3-06 18:00 | 최종수정 2013-03-07 09:47


◇김 호 감독

막내가 40대 중반이다. 최고령은 일흔을 바라보고 있다.

세월은 흘렀지만, 그들의 이름 석자는 변색되지 않았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채색돼 있다.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 김 호(69), '컴퓨터 링커' 조광래(59), '캐넌슈터' 김종부(48),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 박창선(59). '똥차' 이차만(63,)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한국을 빛낸 박상인(61), '악바리' 박항서(56),'아시아 최고의 스토퍼' 정용환(53), 미국월드컵을 누빈 정종선(47)과 최영일(47), 현 A대표팀 코치 신홍기(45)….

아스라이 멀어져갔던 전설의 페이지들이 열린다. 10일 낮 12시 경상남도 출신의 레전드들이 그라운드에 출현한다. K-리그 클래식 경남FC가 야심차게 마련한 무대다. 경남은 부산과의 홈개막전(오후 2시)에 앞서 레전드들의 오픈경기로 화려한 문을 연다. 경남 지역은 축구 열기가 뜨겁고 뛰어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전·현직 축구대표 선수만 합쳐도 50여 명에 이른다.

상대는 여자축구의 얼굴 여민지를 배출한 경남 함안 대산고다. 레전드와 여고생의 충돌, 돈 주고도 쉽게 볼 수 없는 '빅매치'다. 전후반 각각 20분씩 열린다. 공은 과연 어디로 튈까. '세월에 장사없다'는 말이 통할까, 오점은 남기지 않을까…. 흥밋거리로 물결친다.

사실 레전드들의 명성만 나열하면 숨이 찰 정도다. 통영 출신인 김 호는 1960년대와 1970년대 '김정남-김 호'의 철벽 수비라인을 구축하며 아시아 무대를 제패했다. 진주고 출신의 조광래는 악착같은 플레이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패싱으로 컴퓨터 링커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통영 출신의 김종부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 신화의 주역이다. 고려대 시절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우와 현대의 스카우트 싸움에 휘말리며 아까운 재능을 접어야 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서 중거리 슛으로 첫 포문을 연 박창선은 엄청난 기동력으로 '개구리'라는 닉네임을 가진 스타다. 창녕 출신의 박상인은 차범근이 활약한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뒤스부르크에서 3년간 뛰었다. 김해 출신의 이차만은 워낙 뛰는 양이 많아 '똥차'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항서는 대표팀의 부지런한 미드필더로 경남FC의 초대 감독을 지냈다. 고려대와 대우시절 '축구천재'로 불린 박양하도 팬들에게 그림같은 패싱을 보인다. 1980년대 초 '아시아 최고의 스토퍼' 정용환과 1994년 미국 월드컵대표팀의 수비수 정종선과 최영일,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을 보좌하고 있는 신홍기 등도 출격한다.


레전드들은 김 호 감독의 지휘 아래 축구화를 신는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 수 있지만 열정 만큼은 여전하다. 현역의 여고생들은 전설들과의 대전에서 반란을 꿈꾸고 있다. 체력에선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과연 그라운드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경남FC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레전드들에게 공로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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