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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선수가 바로 그 선수라고요? 오 마이 곳(Oh my God)"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감탄사를 계속 내뱉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한쪽 발만이 아니라 양발을 모두 쓰는 것에 놀라워했다. 훈련을 지켜보던 애런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면 여러가지 유리한 것이 많다. 나도 단련을 해야겠다"고 했다.
하나하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감탄사는 계속 이어졌다. 이 와중에 "박지성이 왜 안보이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A대표팀 은퇴소식을 전했다. FAB에서 수비수를 맡고 있다는 알렉스는 "한국 A대표팀이 오면 박지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쉽다"고 입맛을 다셨다.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다.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이청용(볼턴)은 모두 알고 있었다. 손흥민(함부르크)을 소개할 때는 '최근 토트넘이 영입을 위해 1000만 파운드에 준비하게 한 선수'라고 했다. 다들 엄지를 치켜세웠다. 레온은 "QPR에서 새로 영입한 한국인 왼쪽 풀백은 어디있느냐"고 물었다. 윤석영이었다. 워크퍼밋이 늦어져서 합류할 수 없다고 하자 아쉬운 기색이 내비쳤다.
최고 인기 선수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8강전에서 영국대표팀(팀 GB)을 상대로 골을 넣은 선수라고 했다. 여전히 표정은 심드렁했다.
하지만 딱 한 마디에 반응이 달라졌다. '키스'였다. 2012년 1월 2일 당시 선덜랜드에서 뛰던 지동원은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48분 짜릿한 버저비터 결승골을 기록했다. 한 팬이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지동원의 뺨을 잡더니 입술을 훔쳤다. 이 장면은 영국 전역에 퍼져나갔다. 영국 언론들은 키스를 날린 남자를 찾는데 혈안이 됐다. 그 와중에 지동원은 '키스를 당한 남자'로 꽤나 유명세를 탔다. FAB의 조지는 "그 유명한 키스남을 여기서 보다니 영광이다. 나중에 갈 때 사인도 받고 사진도 함께 찍어야겠다"고 했다.
말로우(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