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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울산 현대가 내년시즌 새판을 짠다.
'고공 폭격기' 김신욱(24)은 유럽행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 등 복수의 구단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다. 울산과의 계약은 1년이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겨울이 해외 진출의 적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올시즌 '아시아는 좁다'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김신욱은 "내가 해외 무대로 나가고 싶은 이유는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군대 문제가 걸려있어 오래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일단 부딪혀보고 '힘들구나'라는 것을 느낀 뒤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싶다. 군입대를 곧바로 앞두고 오는 것보다 체험을 해보고 성과를 낸 뒤 돌아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공격수들은 협상 중이다. 이번 여름 울산 유니폼을 입은 하피냐(25)는 6개월 임대 이후 1년 연장(옵션)이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특급조커' 마라냥(28)도 계약이 종료된다. 당초 6개월 임대로 울산에 둥지를 틀었던 마라냥은 후반 조커로 나서 맹활약을 펼친 덕에 6개월 더 계약을 연장했다. 울산에서 3년간 활약한 에스티벤(30)도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난다. 이승렬(23)도 시한부 인생이었다. 6개월 단기 임대였다. 올시즌 하피냐와 함께 영입돼 K-리그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이들과의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울산의 고위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쉴 틈이 없었다.
울산은 아시아 챔피언의 자격으로 클럽월드컵에 참가하느라 다른 K-리그 구단보다 새시즌 준비가 늦어졌다. 1월 초 괌 전훈을 떠나서도 선수 구성이 제대로 안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시즌 울산을 계속 지휘하게 된 김호곤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 김 감독은 2년 뒤 아시아 정상 재도전을 꿈꾸고 있다. 올시즌 클럽월드컵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내실을 다지고 발빠른 준비가 필요하다. 김 감독의 새판은 어떤 그림일까.
도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