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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27·울산)는 이름값만 따졌을 때 적어도 프로 무대에서 2~3차례 우승 경험이 있을 법한 선수다. 그러나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우승 트로피에 단 한 번도 입맞춰본 적이 없다. 2006년 R-리그(2군 리그) 우승이 전부다. 2010년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 시절에도 나고야 그램퍼스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근호는 "개인적으로 프로 무대 우승 경험이 전무하다. 그래서 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때문에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머리도 노란색에서 진홍색으로 새로 염색했다. 상대가 사우디 팀이라는 것에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중동 킬러'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A매치 15골 중 10골을 중동 국가를 상대로 기록했다. 특히 사우디만 만나면 더 힘을 냈다. 2008년 11월 사우디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19년간 이어져오던 사우디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깼다. 이번 시즌 알힐랄(사우디)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 원정 경기에서도 1골-2도움으로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근호는 "솔직히 자만은 아니고 자신있다. 중동 팀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며 "영상을 보면 잘 한다는 느낌이 있지만 막상 뛰어보면 그렇지 않다. 압박이 덜하고 공간이 많다. 이 부분을 잘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