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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강등권 싸움, EPL 못지 않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11-05 14:13 | 최종수정 2012-11-06 08:43


◇지쿠와 김은중이 4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가진 대전과의 2012년 K-리그 38라운드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매 시즌 막판 뜨겁다.

맨유와 아스널, 첼시, 맨시티의 독식체제가 된 '빅4'는 그들만의 리그다. 모든 팬들의 눈이 쏠리는 곳은 밑바닥이다. 18위부터 20위까지 이른바 강등권에 포진하는 팀 중 생존하는 팀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을 쏟는다. 당사자들에게는 아픔이지만, 리그 최종전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흥미요소다.

사상 처음으로 시작된 K-리그 강등경쟁도 막판으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6경기를 남겨둔 현재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강원이 판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3연승(상주전 승리 포함)을 달리면서 상위권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임대로 데려온 외국인 선수 지쿠가 눈부신 활약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광주와 자리를 맞바꾸면서 강등권 탈출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도 지지 않는다. 강원과 승점 2점차를 유지하면서 언제든 치고 올라설 채비를 하고 있다. 남은 경기 일정을 감안하면 매 라운드 순위가 바뀔 공산이 크다. 앞선 팀들도 떨고 있다. 대전과 전남이 최근 부진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13위 전남은 강등권인 15위 광주와 승점차가 불과 4점 밖에 되지 않는다. 12위 대전 역시 광주와 6점차다. 두 경기에서 각각 연승과 연패가 되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스플릿 그룹B 시작 전에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막판까지 그룹A 진입을 노렸던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가 앞으로 치고 나갔고, 성남 일화도 안정권으로 분류됐다. 대전 시티즌과 전남 드래곤즈는 불안하지만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였다. 성적과 관계없이 강등이 확정된 상주 상무를 제외하면 강원FC와 광주FC의 외로운 싸움 정도로 끝을 맺는 듯 싶었다. 그러나 현재 구도는 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간격이 좁다.

때문에 막판으로 갈수록 압박감이 심해지고 있다. 사상 첫 강등의 멍에가 두렵기는 모든 팀이 마찬가지다. 주중과 주말을 오가며 지난해보다 14경기를 더 치르면서 불거지는 체력 문제도 부담이다. 열악한 스쿼드는 모두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하위권 팀이 스스로 결집이 되는 상황이라면, 중위권 팀은 다소 밀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현재까지의 구도는 김학범, 최만희 감독의 노련함이 유상철, 하석주 감독의 패기보다는 앞서는 모양새다. 물론 마지막까지 안심하기는 이르다. 6경기를 통해 언제 다시 차이가 벌어질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학범 강원 감독은 "산 넘어 산이다. 한 경기 성적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리그 최종전까지 가봐야 생사 여부가 갈리게 될 것"이라면서 긴장을 풀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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