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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FA컵 결승전, FA컵 후유증의 근본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10-25 08:00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 포항 스틸러스와 경남 FC의 경기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렸다. 1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포항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포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10.20/

FA컵 후유증의 폭이 예상보다 크다. 승리한 포항도, 패배한 경남도 사실상 시즌이 끝났다.

포항은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더 이상의 순위 경쟁은 의미가 없다. FA컵과 K-리그 동시 석권도 불가능하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울과의 승점차는 20점에 가깝다. 경남도 목표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룹A 최하위다. 3위권과는 승점 차이가 크다. 3위권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FA컵 결승점 패배로 풀이 죽었다. 동력을 상실했다. 포항과 경남에게 남은 K-리그 8경기는 내년 시즌을 위한 실전 훈련에 불과하다.

FA컵 후유증의 근본 이유는 애매한 일정이다. 시즌 중반에 FA컵 결승전을 치르는 나라는 많지 않다. 유럽은 대부분 시즌 말미나 국내리그가 끝난 뒤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올 시즌을 보자. 잉글랜드의 FA컵 결승전은 내년 5월 11일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종료 일주일 전이다. 스페인의 FA컵 격인 코파 델레이 결승전 역시 5월 18일이다. 프리메라리가는 6월 1일 끝난다. 이탈리아는 국내리그가 끝난 뒤인 5월 26일 코파이탈리아 결승전을 갖는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리그가 다 끝난 뒤인 매년 1월1일 일왕배 결승전을 치른다. 중국 FA컵 결승전 역시 리그 종료 후인 11월 11일과 18일 열린다. 결승진출팀들은 끝까지 리그에도 집중할 수 있다.

FA컵 결승전이 시즌이 한창 진행중인 10월에 열리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연중대회로 바뀐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모두 K-리그가 끝난 뒤 FA컵 결승전이 열렸다. 2010년부터 FA컵 결승전이 10월에 열렸다. 12월의 추위 때문이었다.

지난 2년 동안 FA컵 결승전의 10월 개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FA컵 결승전이 끝나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가 있었다. FA컵 결승전 패배팀도 6강 플레이오프에만 진출하면 역전 우승도 가능했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우승팀 역시 FA컵과 K-리그 동시 석권을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6강 플레이오프가 폐지됐다. 스플릿 제도가 도입됐지만 기본적으로는 단일 리그로 순위를 가린다. K-리그의 포맷이 달라지면서 그에 맞는 FA컵 일정 조율이 아쉬웠다.

FA컵을 주관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역시 이같은 지적에 동의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FA컵 일정에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여러가지 사정을 조율해 내놓은 일정이었다. 내년에는 더욱 세밀하게 연구해서 보다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일정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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