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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 만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다."
이번 만큼은 의견이 엇갈렸다. 수원이 서울을 만나면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정규리그의 부진, 스플릿 시스템 그룹A 일정에서 엇갈린 행보, 이용래의 부상과 보스나의 퇴장 징계 등 악재가 산재했다. 수원의 서울전 연승 기록도 이번에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비등했다. 그러나 또 다시 승리의 여신은 수원을 택했다. 윤 감독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수원이 서울에 왜 이렇게 강한 지)나도 잘 모르겠다." 해답은 평정심이었다. 윤 감독은 "서울전을 앞두면 나부터 마음이 편해진다. 나부터 편한 마음을 갖고 경기를 준비하다보니 우리 선수들도 긴장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큰 경기는 사소한 부분에서 승부가 갈리는 만큼, 작은 부분도 놓쳐서는 안되지만 항상 편하게 하라고 이야기 할 뿐이다. 그동안 서울에 연승을 거두는데 무엇이 급하겠나, 수원다운 플레이를 해달라고 주문하는게 전부다"라고 필승비결을 설명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윤 감독은 "미드필드 장악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하대성이 빠진 서울 미드필드진은 특유의 섬세한 플레이를 살리지 못한 채 수원의 힘에 밀렸다. 윤 감독은 "미드필드 싸움이나 볼 점유율에서 앞선 경기를 하다보니 우리가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면서 "서울이나 우리 모두 더 많은 골이 나왔다면 좋았을 경기다. 사실 들어갈 것은 안들어가고 행운의 골이 들어갔다. 그것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짚었다. 수원전에 유독 부진한 데얀에 대해서는 "우리 수비진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웃은 뒤 "데얀이 수원전 무득점에 심적 부담이 큰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승점 59가 되면서 울산 현대(승점 57)를 밀어내고 3위 자리에 복귀했다. 하지만 선두 서울(승점 73)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윤 감독의 자신감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앞으로 10경기나 남아 있다. 지금 상황에서 (팀 순위가) 더 내려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하도록 하겠다"며 역전우승의 꿈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