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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중앙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31)가 '유리몸'(자주 부상을 당하는 선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일까.
비디치의 무릎 부상은 고질병이다. 지난해 12월 바젤(스위스)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릎 인대 파열로 잔여 시즌을 모두 날려버렸다. 비디치는 피나는 재활을 통해 프리시즌에서야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는 "무릎은 완전히 회복됐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번 고장난 무릎은 계속 그를 괴롭히고 있다.
축구계에서 대표적인 '유리몸'의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오언 하그리브스다. 2007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맨유로 이적한 하그리브스는 2008년 맨유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후 약 4년 동안 무릎, 발목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맨유가 이적료 1700만파운드(약 291억원)에 영입했지만, 고작 39경기(2골)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최근 몇 시즌 동안 계속 부상을 달고 산 하그리브스를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계약 종료와 동시에 갈라섰다. 방출된 하그리브스는 '유리몸'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하그리브스 영입을 꺼린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다급해진 하그리브스는 최근 적극적으로 자신의 몸이 정상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훈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훈련 과정을 손수 찍어서 건재함을 전세계 네티즌에게 보여준 것. 러닝 머신 위를 달리는 모습 등 다양한 훈련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난시즌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제2의 전성기'를 꿈꿨지만 또 다시 부상 악령에 사로잡혀 고개를 떨궈야 했다.
잦은 부상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한 가지는 플레이 스타일이다. 좌우로 심하게 흔들며 드리블하는 유형의 선수들은 부상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대표적인 예다.
심리적인 부분도 부상에 한몫한다. 부상을 한 번 당하면 무의식적으로 부상을 당했을 때의 동장을 꺼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몸의 균형이 무너져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잦은 부상이 누적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또 선수들은 주전 경쟁 등에서 오는 중압감으로 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