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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남' 최원권 "나 좋대서 처음엔 안믿었어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9-06 09:04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나 좋다고 해서 특이한 취향을 갖고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제주 유나이티드의 부주장 최원권(31)이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다. 최원권은 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김윤정씨(26)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김씨는 서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다. 최원권은 결혼을 앞둔 소감에 대해 "기분 좋다. 빨리 결혼식이 왔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혼여행은 시즌 후에 가기로 했고, 신접살림은 제주에 차린다.

최원권과 김씨의 인연은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에서 뛰고 있던 최원권은 김씨를 팬으로 만났다. 당시 대구에 살던 고1 김씨는 친구들과 함께 안양 선수들을 보러 안양이 묶고 있던 대구호텔을 찾았다. 첫 만남이었다. 이때까지 최원권은 김씨가 본인의 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안양에 스타플레이어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씨가 서울로 대학에 진학되면서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우연히 연락이 닿아서 함께 식사를 하게됐고, 호감을 느낀 최원권은 김씨와 연애를 시작했다. 최원권은 "내 팬이 아닌줄 알았는데, 고등학교때부터 이상형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안믿었는데 만날수록 취향이 특이한거에요. 그래서 진짜 내가 이상형일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죠"라며 웃었다.

연애는 쉽지 않았다. 연애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최원권은 2009년 입대했다. 제대한 후에는 제주로 이적했다. 최원권은 "군대도 기다려주고, 제주에 있어도 기다려주더라고요. 4년이란 시간동안 항상 내 옆에 있었어요. 그래서 항상 고맙고 미안하죠"라고 했다. 최원권은 고마운 마음을 담아 3일 프로포즈를 했다. 1일 포항과의 FA컵 4강전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최원권은 김씨를 만났다. 목걸이를 하나 사서 몰래 숨긴 뒤 여의도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깜짝 프로포즈를 했다. 기대를 못한 김씨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사랑에 성공했지만, 최원권의 올시즌은 만족스럽지 않다. 잦은 부상으로 팀에 공헌하지 못했다. 최원권은 "햄스트링쪽이 안좋다. 무리하다보니 다시 안좋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특히 '부주장'으로 8월에 부진에 빠진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선참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데 부상때문에 계속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특히 항상 몸 먼저 생각하라는 감독님의 배려에는 죄송한 마음이 있다. 더 악물고 하려 한다"고 했다. 최원권은 3위 진입을 위해 미팅도 자주하는 등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주는 현재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합숙훈련 중이다. 최원권의 결혼식 당일날은 새벽훈련만 하고 다 함께 서울로 와 축하해줄 예정이다.

최원권은 예비신부에게 "말수가 적은 사람이에요. 화도 잘 못내고. 무엇보다 나를 많이 좋아애줘요. 잘해준 것도 없는데. 그래서 진짜 잘해주고 싶어요. 나 많이 기다린만큼 결혼 후에도 예쁘게 챙겨줄꺼에요. 우리 잘 살자"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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