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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박종우(23·부산)의 꿈도 A대표팀 발탁이었다. 꿈이 이뤄졌다. 박종우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 나설 23명의 최강희호 한 자리를 맡았다.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이었다. 15세 이하 대표부터 19세 이하 대표까지 지냈지만 늘 그늘이었다. 동기인 구자철 김보경(카디프시티) 홍정호(제주) 모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보고 성장했다. 그때마다 박종우는 대학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박종우는 당당한 A대표팀 정예멤버가 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3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박종우는 "A대표팀 박탁은 어릴 적 꿈이었다. 이제 그 꿈을 이루게 됐다"며 "감독님께서 주시는 임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우는 '거친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지난 29일 우즈벡 최종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박종우는 미드필더로서 많이 움직이고 거칠다. 거친 미드필더가 필요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박종우,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였다. 박종우는 "거친 플레이는 내 장점이다. 자신있다. 항상 말했던 것처럼 '카멜레온'과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롤모델도 김남일(인천)이다. '2002년 키즈'인 박종우는 한-일월드컵 당시 김남일의 터프한 플레이를 보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다. 10년이 흐른 현재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 박종우는 "한-일월드컵 때도 그랬고, K-리그 인천전 때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박종우의 키워드는 역시 '경쟁과 살아남기'다. 최대 경쟁자는 기성용(스완지시티)를 비롯해 하대성(서울) 윤빛가람(성남)을 꼽았다. 박종우는 "콕 집어서 누가 경쟁자라고 말하기 어럽다. 모두 선의의 경쟁자다. 단지, 살아남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했다.
박종우는 올림픽 4강전 이후 '독도 세리머니' 논란으로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모든 이들이 박종우를 도왔다. 박종우는 "국민들의 응원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국민들의 성원이 부담이 아닌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책임감있는 모습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라운드 위에서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했다.
안익수 부산 감독의 배려도 큰 도움이 됐다. 안 감독은 박종우가 그라운드 위에서 '독도 세리머니'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게 도왔다. 8월 22일 경남전에는 교체로 투입했다. 26일 상주전에선 선발 출전시켰다. '긍정적 마인드'도 힐링의 결정적인 비결이었다. 박종우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커왔다. 이 생각들로 버틸 수 있었고 앞으로도 A대표팀에서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