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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드라마, 시즌2에 대한 기대감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08-27 08:49 | 최종수정 2012-08-27 08:49


인천선수들이 26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드라마의 종영? 아니다. 또다른 희망 드라마가 시작된다.

인천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6일 제주라는 걸림돌에 발목이 잡혔다. 0대0, 끝까지 한골이 들어가지 않았다.

경기 직전까지 가장 유리했다. 이기기만 하면 8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겼고, 뒤에 있던 경남이 이겼다. 광주를 2대1로 눌렀다. 경남이 치고 올라갔다.

김봉길 감독은 이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지난 전북전에서 퇴장 당한 탓이다. 그래서 더 아쉬울 법도 했다. "선수들의 투혼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하는 표정은 시원섭섭해 보였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도 했다.

남들은 "강등권 후보"라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전력상 열세였다. 초반만 해도 최하위권에 머물었다.

구단은 재정적 압박에 시달렸다. 월급문제까지 불거졌다. 허정무 감독은 지휘봉을 놓았다. 그 바통을 김 감독이 이어받았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축구를 해보는 건 처음"이라는 말도 들렸다. 설기현의 말이었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이기는지를 배워가고 있다. 아주 좋은 경험이고,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렇게 인천은 꿈을 키워갔다.

'기적'이 일어났다. 아니 '땀의 결실'이다. 6월14일 포항전부터 7경기 무패행진을 벌였다. 7월15일에는 막강 서울까지 잡았다. 3승4무, 순위가 한단계 한단계 올라갔다. 서울전 직후 김 감독은 대행딱지도 떼어냈다.


이후 1승2패,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할만큼 했다"는 말이 나왔다. 잘못봤다.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을 뿐이다.

8월4일, 전남전 1대0으로 잡았다. 그 경기부터 5연승을 달렸다. 18일에는 울산(1대0), 23일에는 전북(2대1)을 눌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놀랄 일이었다. 순위도 8위로 뛰어올랐다. 스플릿시스템의 그룹A 합류 가능성이 커졌다.

'땀'과 '희망'이 일군 '드라마'였다. 김 감독은 "한경기 한경기 이기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무리할 필요가 없다.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력상 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새 외국인선수 빠울로와 소콜을 데려오기는 했다. 하지만 큰 플러스요인은 아니었다. 소콜은 부상으로 뛰지도 못했다. '자신감'의 힘이 그만큼 컸다.

그렇게 뛰었온 30라운드다. 결과는 9위다. 승점 40으로 경남과 같았지만 골득실(인천 -2, 경남 +3)에 밀렸다. 스플릿시스템상 하위리그로 떨어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최하위였던 팀이 9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수들의 불꽃 같은 투혼이 있었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는 "하위리그에서는 강등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팀이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외국인 선수 복귀로 선수 활용 폭이 넓어지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새 라운드가 시작된다. 또다른 시작이다. 인천의 드라마, 끝나지 않았다. '시즌2 '가 곧바로 이어진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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