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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우승후보'성남, 하위리그 내려간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8-26 22:17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 스스로 "우승을 말하다 8강 싸움을 하려니 당황스럽다"고 했었다.

성남은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K-리그 30라운드 수원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전반 37분 '성남 스타일' 브라질 공격수 에벨톤이 상주-제주전에 이어 3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렸다. 선제골을 쏘아올리며 다득점에 대한 기대감도 잠깐 품게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후반 5분 수원 보스나의 동점골이 터졌고 8강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그라운드에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매직'이라도 1경기만에 11위를 8위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인천, 대구, 경남이 모두 패하고 성남이 대승해야 8강행이 가능했다. "1%의 희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결국 1%의 기적은 없었다. 종료 휘슬과 함께 성남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성남은 시즌 초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었다. '라데 조카' 요반치치 '왼발의 달인' 한상운 '패스마스터' 윤빛가람 등 특급 이적생들의 존재감은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했다. 그러나 믿었던 병기들이 오히려 스스로를 겨눴다. 믿었던 요반치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한상운은 발빠른 성남 스쿼드에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까지 이 부분이 발목을 잡았다. 신 감독은 실패를 자인했다. "사실 내부의 적이 가장 무섭다. 시즌 초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사샤와 에벨찡요가 계속 팀을 떠나겠다고 했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외국인선수를 컨트롤 하지 못한 것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융화 문제가 실패 요인"이라고 밝혔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최근 홈에서 서울에 2골을 먼저 넣고도 3골을 내주고 2대3으로 패한 것이 가장 뼈아프다"고 했다. "찬스를 살려 홈에서 승리했다면, 나머지 부분에서 분위기 타면서 8강 스플릿 상부리그에 진출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에벨톤 자엘 등 외국인 선수들의 골 감각도 두고두고 아쉽다. "에벨톤이 초반 좋았다가, 부상으로 주춤했고, 후반기 다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새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파이팅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좀 해보려고 하니 끝나서 너무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지난 3년간 승승장구했다. 2009년 K-리그 준우승,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우승 등 사령탑에 오른 후 매시즌 역사를 썼다. '신태용 매직'은 고유명사로 통했다. 선수로도 사령탑으로도 '기적의 아이콘'이었던 그가 감독 4년차에 처음으로 강등리그 추락의 쓴잔을 들이키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몰랐던 부분을 많이 배웠다. 그동안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개개인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독 생활을 얼마나 계속할지 모르겠지만 더 좋은 감독으로 성장하는 데 보약이 됐다. 성적을 못내 구단과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올해를 거울 삼아 더 좋은 모습, 더 화려한 비상을 위해 준비하겠다. 상당한 보약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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