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 스스로 "우승을 말하다 8강 싸움을 하려니 당황스럽다"고 했었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최근 홈에서 서울에 2골을 먼저 넣고도 3골을 내주고 2대3으로 패한 것이 가장 뼈아프다"고 했다. "찬스를 살려 홈에서 승리했다면, 나머지 부분에서 분위기 타면서 8강 스플릿 상부리그에 진출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에벨톤 자엘 등 외국인 선수들의 골 감각도 두고두고 아쉽다. "에벨톤이 초반 좋았다가, 부상으로 주춤했고, 후반기 다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새 선수들이 하나가 돼서 파이팅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좀 해보려고 하니 끝나서 너무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지난 3년간 승승장구했다. 2009년 K-리그 준우승,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우승 등 사령탑에 오른 후 매시즌 역사를 썼다. '신태용 매직'은 고유명사로 통했다. 선수로도 사령탑으로도 '기적의 아이콘'이었던 그가 감독 4년차에 처음으로 강등리그 추락의 쓴잔을 들이키게 됐다.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몰랐던 부분을 많이 배웠다. 그동안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개개인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독 생활을 얼마나 계속할지 모르겠지만 더 좋은 감독으로 성장하는 데 보약이 됐다. 성적을 못내 구단과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올해를 거울 삼아 더 좋은 모습, 더 화려한 비상을 위해 준비하겠다. 상당한 보약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