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보경, 카디프 공격부진 풀 열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8-26 12:00


◇김보경이 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봉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수비수 마크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j

김보경(23)의 새 둥지 카디프시티의 목표는 확고하다. 2012~2013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최소 6위 이내에 들어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이뤄내는 것이다. 1962년 이후 50년 동안 이루지 못한 1부리그행의 꿈은 이제 '염원'이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보경 뿐만 아니라 EPL에서 활약했던 엘더 헬거슨(35·아이슬란드·QPR)과 크레이그 벨라미(33·웨일스·리버풀) 등을 데려오면서 반세기 만의 목표달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초반 행보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캐피털원컵(전 칼링컵) 1라운드에서 노스햄턴타운에 패하면서 조기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리그 성적도 만족스럽지 않다. 세 경기를 치른 현재 1승1무1패(승점 4)다. 허더스필드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면서 좋은 출발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브라이튼앤호브 앨비언과 득점없이 비겼고, 25일(한국시각) 애쉬튼게이트 스타디움에서 가진 브리스톨시티전에서는 2대4 완패를 당했다. 리그 초반이기는 하지만 내용과 결과 모두 그리 만족스럽다고 보긴 힘들다. 챔피언십은 46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리그 초반 어떤 위치에 포진해 있느냐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워낙 많은 팀(24팀)이 몰려 있어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면 순위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공격이다.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3득점을 올렸으니, 경기당 평균 1골씩은 넣은 셈이다. 하지만 허더스필드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에서야 결승골이 나왔고, 브리스톨전에서 나온 두 골도 승부에 영향을 주기 힘든 득점이었다. 앞에서 실마리를 풀어주지 못하다보니 수비도 힘이 빠지는 모습이 종종 불거졌다. 말키 맥카이 카디프 감독이 김보경의 합류를 애타게 기다린 것은 이런 상황들과 무관치 않다. 맥카이 감독은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 시절부터 김보경이 보여준 기량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힘이 떨어지는 공격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만한 선수로 지목을 했다. 김보경의 영국 노동허가증(취업비자) 문제 해결 및 출국을 돕기 위해 방한했던 닉 앨포드 카디프 사무국장은 "맥카이 감독은 최대한 빨리 김보경을 팀에 합류시킨 뒤 출전시키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절박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대목이다.

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맥카이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양쪽 측면 미드필더가 좀 더 공격적으로 위치한다. 양 측면은 피터 위팅엄(28·잉글랜드)과 돈 코위(29·스코틀랜드)가 담당했다. 김보경이 세레소 오사카와 올림픽대표팀, A대표팀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했던 위팅엄이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애스턴빌라와 더비카운티 등을 거쳐 2006년 카디프에 입단한 위팅엄은 지난 시즌 리그 전 경기를 뛰었던 선수다. 측면 미드필더임에도 12골을 넣을 정도로 득점력이 있는 선수다. 투톱 헬거슨과 벨라미를 지원하는 2선 공격의 축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인 셈이다. 하지만 맥카이 감독이 공격의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포지션 변경을 요구한다면, 김보경과 위팅엄, 코위 세 명의 선수 중 그나마 수비적인 코위가 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보경이 중앙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헬거슨을 지원하는 처진 스트라이커 임무를 부여 받을 수도 있다.

김보경은 9월 2일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울버햄턴과의 리그 4라운드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서 김보경이 맥카이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고민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