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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영광을 K-리그로]K-리그에 더 많은 애정을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08-17 08:32


이렇게 되면 좋겠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이 6만 관중으로 꽉 찼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서는 서울과 수원의 전사들이 원없이, 정말 온힘을 다해서 뛰고. 팬들의 응원소리에 상암벌이 떠나갔으면 좋겠다. 선수와 팬들이 모두 한몸으로 땀에 흠뻑 젖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K-리그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관심을 확인하고 싶다. K-리그,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축구의 젖줄이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사실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다. 언제 어디서 무슨 경기가 열리는지 잘 몰랐다. 방송중계부터 외면했으니 당연했다. 그런 무관심 속에 K-리그는 묻혀있었다. 아니 한국축구가 묻혀있었다.

그렇다면 한국축구는 '사형선고'를 받아야 했다. 힘을 잃어야 했다. 하지만 한국축구는 강했다.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그것도 라이벌 일본을 눌렀다. 국민들은 감동에 휩싸였다. 11일 새벽에 벌어진 역사다.

이 경기의 순간 최고 시청률은 50%를 넘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mS에 따르면 51.3%를 기록했다. 브라질과의 4강전은 30%, 영국과의 8강전은 24.9%나 됐다. 모두 새벽에 벌어진 경기였다. 국민들은 새벽잠을 설쳤다.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다행이다. 증오보다 무서운 게 무관심이다. 알고보니 무관심이 아니었다. 국민들의 마음 속에는 애정이 있었다. 관심이 있었다. 그동안 축구를 버린 게 아니었다. 애정을 확인할 기회가, 계기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그럴 때가 왔다. 애정을 듬뿍 쏟아부어줄 때가 왔다.

물론 동메달만 내세워 "사랑해주세요~"라고 할 일은 아니다. 사랑받을 모습을 갖춰야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

'경기력'을 이야기한다. 현 K-리그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승리지상주의'에 빠져 김 빠진 경기가 많았다. 애정도 한계가 있다. 재미가 없으면 사랑도 식는다. 그동안 그렇게 해왔다.


반성하자. 구단과 감독, 선수들 모두 반성하자. 수준 높은 경기, 팬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자. 그라운드에서 흘린 땀만큼, 팬들의 사랑은 돌아온다.

'스타부재'도 언급한다. 이 점에서 K-리그는 반성했다. 내년부터 자유선발제가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2016년에는 전면 자유선발제가 된다. 그동안 재목들의 해외진출을 부추겼던 드래프트제를 과감히 버리기로 했다. 이처럼 스타발굴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스플릿시스템, 강등제 등 흥미를 유발시킬수 있는 경기제도도 보완했다.

이쯤에서 도움을 줘야할 쪽이 있다. 방송이다. 그동안 K-리그를 너무 외면했다.

방송 나름대로 할 말이 있다. 시청률,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해서 '돈'이 안된다는 것이다. 공중파 중계는 기대하기 힘들고, 케이블방송도 구경하기 어렵다. 야구에 일방적으로 밀린다.

들어보니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방송이 축구 덕을 많이 봤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K-리그에 좀 더 애정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한국축구의 젖줄이다. 4년마다, 아니 월드컵까지 2년마다 안방에 축구의 감동을 줄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두세번씩 기회를 제공해 주면 어떨까. 안보면 멀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애정은 한국축구를 더욱 강하게 한다. 그 출발점은 K-리그다. 올림픽 전사들도 목에 동메달을 걸고서는 이구동성으로 K-리그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서울-수원의 빅매치가 벌어진다. 6만 관중석이 꽉 찼으면 좋겠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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