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는 승부의 화룡점정이다.
또 침묵한 발로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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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9번의 역할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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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전에서 델보스케 감독은 토레스를 믿어보기로 했다. 4-2-3-1 전형의 원톱으로 배치했다. 위기 때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토레스 특유의 퍼포먼스가 되살아 났다. 경기시작 3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의 볼 컨트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달려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마무리를 했다. 녹슬지 않은 킬러 본능을 뽐냈다. 후반 25분에도 단독찬스에서 침착하게 오른발골을 성공시키면서 환호했다. 수비진을 끌고다닌 덕에 2선 공격수들의 찬스도 늘어났다. 비난으로 얼룩졌던 토레스의 이름은 환호로 바뀌었다. 스페인 언론들은 토레스가 이탈리아전에서 부진하자 '9번이 (골을) 못 넣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아일랜드전 멀티골은 이런 비난여론을 잠재우기에 충분해 보인다.
스페인은 토레스의 활약에 힘입어 아일랜드를 완파하고 대회 첫 승을 거뒀다.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던진 델보스케 감독의 승부수는 멋지게 들어 맞았다. 향후 전술 다양성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프란델리 감독은 발로텔리의 활용 여부를 심도있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두 경기 모두 무승부로 마치면서 조 3위로 밀려난 상황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전에서 다득점으로 승리를 거둔 뒤 스페인-크로아티아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발로텔리 대신 디나탈레나 조빈코 등 대안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은 제로톱 전술보다는 토레스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아일랜드전을 통해 컨디션과 경쟁력을 충분히 활용했다. 제로톱이 생각 외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공격력을 약화시켰던 만큼 굳이 고집을 할 필요가 없다. 8강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토레스를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 유력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