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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수비수 김원일(26)은 꿈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바로 K-리그 데뷔골을 넣으면 포항 스틸야드에 응원온 해병대 앞에서 '해병 PT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아쉬움에 몸을 떨었던 김원일이 해병 PT세리머니 못지 않은 아이디어를 냈다. 17일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해병대 군복을 입고 나서기로 했다. 김원일은 이날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사랑하는 후임들을 위해 직접 해병대 응원 좌석에 앉아 함께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선물도 준비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포병연대 600명의 장병들에게 사비를 털어 아이스크림을 사기로 했다. 원래는 자신이 복무했던 72대대 7중대를 초대하려 했지만, 일정 관계로 무산됐다. 김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포항 홍보팀 조정길 대리다. 해병 892기인 조 대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원일이 해병대를 찾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초심을 되찾기 위해서다. 김원일은 해병대에서 복무할 당시 포항의 경기를 보며 축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 김원일은 "요즘 경기에 나가다보니 정신이 조금은 해이해진 것 같다. 축구를 갈망했었던 그 장소에서 후임들과 함께 경기를 보며 초심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