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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과의 리턴매치 앞둔 A대표팀, 방심은 없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6-10 15:34


레바논전을 앞둔 최강희호의 마음 속에는 '방심'이란 없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레바논 원정에서 1대2로 진 뒤 고개를 숙이고 있는 A대표팀 선수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지난해 11월 14일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을 앞둔 A대표팀은 자신만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팀이었던 레바논은 한 수 아래였다. 경기가 있기 2개월전인 9월 2일 고양에서 맞붙어 6대0으로 승리한 상대였다.

잔디나 기후,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등 변수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던 차두리는 "이기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다. 정신적으로 무장하고 전술적으로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지난 15일. 한국은 고전 끝에 1대2로 졌다. 모두들 고개를 떨구었다. '방심'에 발목이 잡혔다. 후폭풍은 거셌다. 대한축구협회는 밀실 행정 끝에 조광래 감독과 코칭 스태프를 경질했다. 수습에도 잡음이 일었다. 전북에 적을 두고 있는 최강희 감독을 데려왔다. 우여곡절 끝에 쿠웨이트를 2대0으로 누르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모든 것이 '방심'의 결과였다.

최강희호가 혼란의 원흉인 레바논과 14일 경기도 고양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번에는 선수들의 마음 속에서 '방심'을 찾아볼 수 없다. 9일 새벽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4대1 승리를 이끈 이근호는 같은 날 저녁 귀국 인터뷰에서 "레바논전 패배가 약이 됐다. 붙어본 경험이 있어 방심하지 않겠다.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간밤에 벌어진 경기도 좋은 약이 됐다. 최강희호가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돌아오던 밤 유로 2012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경기가 열렸다. 네덜란드는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 아르연 로벤(바이에른 뮌헨) 라파엘 판 더파르트(토트넘) 등 최고의 공격수들을 투입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덴마크를 얕보고 개인 기량에 의지한 공격을 펼칠 뿐이었다. 결국 네덜란드는 고전 끝에 덴마크에 0대1로 졌다. 최강희호 선수들 모두 네덜란드를 보고 '방심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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