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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부녀자 납치 현장 CCTV '충격과 공포'

기사입력 2012-05-29 16:47 | 최종수정 2012-05-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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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입수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동현(28)의 부녀자 납치현장 현장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6일 새벽 2시20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40대 여성 박모씨를 흉기로 위협, 차량을 빼앗고 박씨를 납치한 혐의(특수강도 등)로 김동현과 윤찬수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승부조작 파문의 중심에 섰던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김동현이 이번엔 부녀자 납치 및 차량 절취 사건의 주범으로 검거됐다. 상무 시절 친분을 쌓은 전직 프로야구 투수 출신 후배 윤찬수와 공모했다.

29일 서울 강남경찰서가 공개한 빌라 지하 주차장 CCTV 동영상에는 40대 부녀자 납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26일 새벽 2시 39분 피해자 박모씨가 벤츠 차량을 주차를 한 후 헤드라이트를 끄자마자 검은색 옷, 모자, 마스크로 중무장한 김동현이 차량을 향해 달려간다. 왼손에 든 흉기도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20여 초 후 김동현이 운전하는 벤츠 차량이 다시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피해자 박씨는 납치 과정에서 송곳보다 날카로운 흉기로 위협당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일 현장에서 수사를 지휘했던 경찰 경력 22년의 베테랑 강남경찰서 형사과 방명수 경위는 "당사자들이 범죄 자체는 순순히 시인했다. 긴급체포 과정에서 몸싸움도 없었다. 기존 흉악범과는 달랐다"고 체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범죄 사실은 순순히 인정했지만 계획범죄라는 점은 한사코 부정하고 있다. 방 경위는 "본인들의 주장과 달리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에는 정황상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차량을 다른 곳에 두고 다른 사람의 차량을 절도해 4시간 가까이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점, 모자, 마스크, 장갑으로 완벽하게 위장하고 가방 속에 테이프, 케이블 등 결박용 도구가 발견된 점으로 볼 때 계획적인 범죄였던 것같다"는 수사 소견을 밝혔다. 치밀하게 사전 준비와 모의과정을 거쳤음을 시사했다.

차량 절도, 부녀자 납치로 이어진 이번 사건은 명백한 흉악범죄다. 방 경위는 "가해자들은 수사에 고분고분 응하고 있고 범죄를 뉘우치고 있다. 범죄 내용을 순순히 진술하고 시인하고 있다"면서도 "뉘우침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사건은 흉악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피해자의 기지와 택시운전사, 승객들의 기민한 대응, 경찰과의 완벽한 공조 덕분에 범죄가 20분만에 해결됐다. 만에 하나 훔친 차량으로 피해자가 옮겨탔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며 아찔한 순간을 되짚었다.

한때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전도양양한 선수의 추락이다. 지난해 '승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수많은 동료들이 소리없이 그라운드를 떠났고, 스승은 괴로움 속에 세상을 등졌다. '승부조작'의 망령이 채 가시기도 전 파렴치한 '부녀자 납치 강도범'으로 전락했다. 2009년 LG트윈스에 입단한 전직투수 윤찬수는 2010년 상무 입대 직후 한양대 선배인 김동현을 만났다. 승부조작 때와 마찬가지로 상무에서의 '잘못된 만남'이 빌미가 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사업투자 자금에 대한 이자 등으로 돈이 필요해 범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동현은 K-리그 승부조작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현재 항소중이지만 가중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촉망받던 한 선수의 끝없는 추락에 팬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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