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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1실점' 안익수 부산 감독 '존버정신의 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5-29 07:58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  스포츠조선 DB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28일 전남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느닷없이 이외수의 '존버정신'을 언급했다.

청춘들의 멘토이자 인기소설가인 이외수가 베스트셀러 '절대강자'에서 선보인 특유의 직설화법이다. '인내'의 다른 말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존** 버티는 정신'을 뜻한다. '욕 나올 만큼 어려운 시대에 젊은이들을 감성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일부러 극단적인 독한 화법을 썼다. 껄끄러운 비속어이긴 하지만, 강렬한 뉘앙스가 가슴에 콱 박히는 말이다. 안 감독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존버정신'이 부족하다. 힘들 때마다 '존버정신'으로 이겨내라"는 이외수의 청춘들을 향한 메시지에 100% 공감을 표했다.

부산은 28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10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유지훈-에델-이경렬-김창수-김한윤-박종우가 조직적으로 오르내리는 견고한 수비라인은 이날도 흔들림이 없었다.

정해성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무승부 직후 "방독면을 쓰고 왔는데…"라는 말로 아쉬움을 에둘러 표했다. '방독면'은 부산의 소문난 '질식수비'에 대한 나름의 방책을 뜻했다. 전남 짠물수비의 라이벌, 부산의 질식수비를 향해 "안익수 감독이 훈련을 잘 시켰다. 절대적인 밸런스와 조직력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최근 10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줬다. 올시즌 14경기에서 고작 7실점했다. 극한의 '존버정신'으로 매경기 끈질기게 버텨낸 덕분이다.

부산은 3월30일 이후 5경기 연속 무실점을 달리다 4월28일 상주에게 통한의 1골을 허용했다. 이 한골만 아니었다면 '10경기 연속 무실점'의 대기록도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록이 끝난 자리에서 다시 기록이 시작됐다. 5월5일 경남전 이후 대구-인천-전남전에서 다시 4경기 연속 무실점을 내달리고 있다.

K-리그 역대 최다 연속 무실점 기록은 1993년 일화 천마의 8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20년간 깨지지 않고 있는 이 대기록 역시 '수비의 신' 안 감독과 연결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일화 수비수 시절인 1993년 4월10일 현대호랑이(현 울산 현대)전부터 5월29일 포항체절(현 포항 스틸러스)전까지 8경기동안 단 1골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수비를 과시했다. 자신의 대기록을 '청출어람' 제자들이 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안 감독은 10경기 1실점에 대해 담담했다. "30% 만족한다"고 했다. "아직은 욕심이 많다. 우리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리그 최강 '질식수비' 부산에겐 아킬레스건이 있다. 14경기 12골에 그친 공격라인이다. 경기당 1골 미만의 '빈공'이다. 최근 FA컵 고양국민은행전을 포함한 3경기에서 골맛을 보지 못했다. 14경기 중 5경기에서 무득점, 6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골 침묵'에 대해 안 감독은 조바심 내지 않았다. "선수들이 스스로 개인슈팅 연습을 열심히 한다. 노력이 없으면 걱정이겠지만,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간 해결될 것이다. 조만간 봇물처럼 터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14라운드까지 부산은 6승6무2패(승점 24)로 6위를 기록중이다. A매치 2주간의 휴식기가 끝나자마자 보름동안 5경기가 열린다. 사흘에 한번꼴로 경기를 치르는 살인 스케줄이다. 휴식기 직후 열리는 6월14일 울산전, 6월17일 성남전이 '연속 무실점' 기록 작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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