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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경남 39일 만의 승리, 성남을 꺾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5-20 18:53



경남FC는 절박했다.

승리의 환희를 누린 지 39일이 흘렀다. 지난달 11일 대구전에서 시즌 2승째를 챙긴 후 5경기 연속 무승의 늪(1무4패)에 빠졌다. 최근 3연패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렸다.

미소가 사라졌다. 라커룸에는 '임전무퇴'가 쓰여 있었다. 싸움에 임해서 물러남이 없다는 뜻이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떨어질 때도 없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성남은 밝았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몇몇 선수들의 부상, 윤빛가람과 홍 철의 경고누적, 퇴장 징계로 결장을 아쉬워했지만 자신감은 넘쳤다. 성남은 원정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했다. 여유가 흘렀다.

휘슬이 울렸다. 경남이 마침내 무승 행진을 끊었다. 경남은 2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3라운드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까이끼와 성남에서 올시즌 경남으로 이적한 조재철이 릴레이 골을 터트렸다. 시즌 3승째를 거둔 경남은 승점 11점(3승2무8패)을 기록, 14위에서 13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성남은 9위에서 10위(승점 17·5승2무6패)로 한계단 떨어졌다.

연패 탈출을 위한 경남의 몸부림은 눈물겨웠다. 최 감독은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요반치치와 에벨찡요를 묶은 후 측면 공격으로 활로를 뚫는다는 계획이었다. 적중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했다. 하지만 악몽은 계속됐다. 전반 4분 강민혁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후반 1분 이재명의 슈팅도 골대를 맞았다.

지긋지긋한 불운은 후반 8분 눈녹듯 사라졌다. 문전 혼전상황에서 나온 볼을 까이끼가 오른발로 응수, 골망을 흔들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성남은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웠다. 반격도 무뎠다.

윤일록, 까이끼, 조르단을 앞세운 경남의 공격력이 불을 뿜었다. 후반 37분 고대하던 추가골이 터졌다. 겨울이적시장에서 윤빛가람과 트레이드 돼 경남 유니폼을 입은 조재철이 기가막힌 중거리포로 골을 터트렸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감아 찬 볼은 상대 골키퍼가 손 쓸틈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경남이 39일 만에 승리의 찬가를 불렀다.
창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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