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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야속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눈물이 가득했다.
이청용은 6일 웨스트브로미치전에 이어 이날 후반 36분 다시 교체투입됐다. 인저리타임을 포함해 15분을 누볐다. 시즌 첫 슈팅을 기록하는 등 분전했지만 기적은 연출하지 못했다.
2011~2012시즌이 마침표를 찍었다. 이청용은 갈림길에 섰다. 3년전이었다. FC서울에서 뛰던 그는 2009년 8월 볼턴에 둥지를 틀었다. 21세의 어린 나이였다. 첫 시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볼턴의 '올해의 선수상'을 비롯해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최고 신입 선수상', '올해의 톱3'까지 수상하며 4관왕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에도 아시안컵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 제몫을 했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1000만 파운드(약 186억원)의 가치를 지닌 선수"라고 극찬했다.
미래는 안갯속이다. 이청용은 볼턴과 2013년 6월까지 계약돼 있다. 챔피언십으로 강등될 경우 팀을 떠난다는 조항은 계약서에 없다. 하지만 볼턴은 파산 직전일 정도로 재정이 열악하다. 이청용의 30억원 연봉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챔피언십에 맞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제 2의 길을 찾아야 한다. 투자할 여력이 없는 볼턴이 2012~2013시즌에서 EPL로 승격할 가능성은 장담못한다. 챔피언십에서 한 시즌을 보내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부상에서 이제 막 회복했지만 그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즌 종료와 함께 여름이적시장의 문이 열렸다. 이청용의 여름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